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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뉴딜' 선봉 정의선…"현대차, 글로벌 미래 선도할 것"

2020-07-15 11:15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미래 친환경차 사업은 현대자동차그룹 생존과도 연관돼 있고, 국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반드시 대한민국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도록 해내겠습니다."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실시간 화상 연결로 참여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제시한 '그린 뉴딜'의 청사진이다. 현대차는 '그린 뉴딜' 부문에서 국내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14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그린 뉴딜의 방향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지난 2018년 9월 그룹내 실질적인 수장에 오른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22개월 간 사업구조의 실질적인 체질개선을 끊임 없이 추진해 왔다. 사업구조를 내연기관 중심에서 'M·E·C·A(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 중심으로 전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히 전기차, 수소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사업 확대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날 그린 뉴딜 대표 연사로 나서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내년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가 출시되기 때문이고 이 차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20분내 충전 가능하고, 한번 충전으로 450km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현대, 기아, 제네시스 3가지 브랜드로 2025년까지 23차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2025년에는 전기차를 100만대 판매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기록해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방문하고 기술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내년 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한 순수 전기차(프로젝트명 NE) 출시를 포함해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 13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6종 △전기차 23종 △수소전기차 2종 등 총 44개 전기동력차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중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NE는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통한 전기차인 만큼 한국의 전기차 대량 생산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전기차는 순수 전기차 전용으로 개발된 만큼, NE가 '한국의 테슬라'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기차 판매 분석업체 EV볼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그룹의 순수 전기차(EV) 전 세계 판매량은 2만4116대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은 8%로 판매량 기준 세계 4위다. 

테슬라는 8만8400대(점유율 29%)를 판매하며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르노·닛산과 폭스바겐그룹은 각각 3만9355대(13%), 3만3846대(11%)로 각각 2위와 3위다.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넥쏘(NEXO)는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4987대를 판매하며 전세계 수소전기차 판매 부분에서 1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2025년까지 1600대가 유럽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리는 미래도시를 구현해 놓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UAM, PBV, Hub의 축소 모형물.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시스템' 성능 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 

140여개 협력업체들과 공동 개발을 통해 향후 3~4년 내 수명을 두 배로 늘리고, 원가를 절반 이하로 낮춘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 시스템은 선박, 열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빌딩, 발전소 등에서 활용될 수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제로탄소' 시대를 위해 전기차, 수소전기차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스타트업, 중소부품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2000년부터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매진해 2012년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전기차인 투싼을 출시한 현대차는 최근 수소전기 대형트럭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10대를 선적하고 스위스로 수출하며 수소차 보급을 해외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말까지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40대를 추가로 수출한 후 2025년까지 총 160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스위스 수출을 시작으로 유럽 전역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북미 상용차 시장에 진출을 노리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 이후의 현대차그룹 미래 전략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인용 비행체(PAV), 드론 등을 통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 조성을 통해 '하늘을 나는 차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 수석 부회장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개인용 비행체를 직접 소개했다. 당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공개한 개인용 비행체 'S-A1'은 세계 최대 자동차 공유 업체인 우버(Uber)와 협업해 만든 5인승 전기 비행체다.

이날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도심형 항공기(UAM)를 가장 마지막에 소개하며 "전기차 배터리와 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을 활용한 공중 이동수단"이라며 "2028년 상용화해서 '하늘 위에 펼쳐지는 이동 혁명'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활주로 없이도 비행이 가능한 전기 추진 수직이착륙(eVTOL) 기능을 탑재한 타입으로 총 8개의 프로펠러를 장착해 최대 약 100km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최고 속도은 시속 290km에 달하고 이착륙 장소에서 승객이 타고 내리는 5분여 동안 재비행을 위한 고속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

이 같은 제품 전략에 모든 이동 수단의 정비, 관리, 충전 등 주요 서비스를 결합한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도입해 전 세계에 새로운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에 나서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2025년 도심 항공 모빌리티 상용서비스를 도입해 2030년부터 본격 상용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인 만큼, 미래차에 이어 비행체 중심의 새로운 산업이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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