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지난 1분기 ‘어닝 쇼크’를 경험한 증권사들이 2분기 있었던 증시 반등세에 힘입어 악화된 실적을 상당부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1분기 1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던 한국금융지주의 순이익 추정치가 1922억원으로 전망된 가운데 다른 주요사들의 실적도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분기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 합계는 91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2분기 순이익 8302억원보다 9.90%(822억원) 증가한 규모다.
증시 폭락으로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 악화를 경험했던 1분기와 비교하면 2분기의 상승세를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분기에 상기 회사들의 순이익 합계는 1523억원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한 분기 만에 무려 6배에 가까운 순이익 급증세가 나타난 것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지난 1분기 1134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업계 안팎으로 충격을 줬던 한국금융지주가 1922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미래에셋대우는 1714억원의 순익 시현이 전망된다. 그 뒤로 키움증권이 1447억원, NH투자증권 1437억원, 메리츠증권 1430억원, 삼성증권 1174억원 등의 당기순이익이 전망치가 제시됐다.
2분기 증권사들의 드라마틱한 성장은 증시 회복에 따른 사상 최대 수준의 거래대금과 증시대기자금 등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자금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과 트레이딩 관련 이익으로 연결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하루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21조8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무려 45.5% 급증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수준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구매하는 데 사용하기 위해 증권사 거래계좌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을 의미하는 ‘투자자예탁금’ 역시 7.2% 증가한 46조2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신용잔고는 무려 93.6% 폭증한 12조5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 수준의 거래대금 규모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 3월 19일 1439.43까지 폭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이미 1분기의 부진을 완벽하게 회복하고 2200선에 진입한 상황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주식 거래도 빠르게 늘어난 모습인데, 이 역시 수수료 수익으로 연결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증권사들은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에서도 회복세를 나타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이 달아오르며 관련 딜이 늘어난 점도 상장주관에 나선 증권사들에게는 큰 수익원이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회복은 상당 부분 개미들의 ‘힘’에 기인하고 있다”면서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가 복원되고 나면 초대형IB 등 기존의 사업모델이 부각을 받으며 경쟁구도가 다시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