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23일로 예정된 가운데 이 후보자 아들의 병역 면제 및 유학 자금 출처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당초 여당 4선 중진이자 원내대표 출신인 이 후보자가 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와 관련해 각종 의혹이 쏟아지면서 청문회와 관련된 자료제출 요구 건수만 1335건에 달하고, 미래통합당은 외부 전문가를 불러 ‘이인영 저격팀’을 만들기로 하는 등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척추관절병증인데 카트레이싱 즐겨…“연출된 장면”
이 후보자와 관련해 최초로 불거진 의혹은 아들의 병역 면제이다. 이 후보자의 아들은 2016년 3월 척추관절병증으로 신체검사에서 5급을 받아 군 면제를 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이 후보자의 아들이 카트레이싱을 즐기고, 맥주상자를 들어 올리는 동영상이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
지난 13일 한 매체가 이 같은 동영상을 공개한 뒤 통일부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고카트 자동차 경기에 출전한 게 아니라 후보자 아들이 참여한 ‘효자맥주 프로젝트’와 관련된 동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연출된 장면이었다"고 해명했다. 관련 블로그 등에 따르면 효자맥주 프로젝트는 이 후보자의 아들 등 그래픽 디자이너 3인이 2015년부터 시작한 파티 기획이라 돼 있다.
통일부는 또 이 후보자의 아들이 맥주를 든 동영상과 관련해서도 “(관련 보도에) 맥주를 번쩍 들었다고 표현돼 있는데 번쩍 든 것은 어깨 너머로 드는 것인데 표현이 좀 과하지 않나라는 후보자측의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스위스 유학자금 출처 자료 제출 놓고 ‘갑론을박’
또 김기현 통합당 의원이 “이 후보자가 스위스 유학자금 출처에 대한 구체적 자료 및 각종 금전 납부 의무와 관련된 자료 제출 요구에 ‘민감한 사항’이라서 주지 못하겠다고 한다”고 주장하고, 통일부가 이를 부인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 후보자의 재산 형성 과정도 의심받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 후보자 아들이 스위스 바젤 디자인학교에 유학하며, 연간 2만5000달러를 지출했다. 투명한 자금 출처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언론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증빙자료를 국회에 제출했다”며 “이 후보자의 자녀는 학위교환 협약에 따라 1년간 해당 학교에 다니면서 1년동안 지출한 학비는 1만220 스위스프랑(한화로 약 1200만원)”이라고 해명했다.
김기현 의원은 14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 후보자 아들이 유학한 스위스 바젤은 생활비가 매우 비싼 곳이다. 거기서 유학을 마쳤다면 유학비가 상당히 많이 들었을 텐데 이 후보자의 예금 자산을 보니 수억원이 늘어났다. 이 돈을 어디에서 충당하고 어디에서 재산이 더 늘어났을까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 아들이 스위스로 유학 가는 과정에서 이 학교와 학위 편입 협약을 맺은 국내 디자인 교육기관 ‘파주 타이포그래피배곳’에 이 후보자의 아내가 이사로 재직하고 있었던 점도 일부 언론에서 공개해놓은 상태이다.
통합당 청문자문단 구성 “남북관계 풀어갈 역량 검증”
통합당은 이 후보자의 남북관계를 풀어갈 역량에 대해서도 단단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인 점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한 이념편향 의혹을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최근 북한의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14일 친북 성향 인터넷매체인 자주시보의 글을 인용하며 “이번 인사에서 이인영 통일장관 후보자,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두 사람에게 거는 기대가 많다”고 언급한 일이 있다. 특히 북한 매체는 한미워킹그룹에 대해 이 후보자가 비판적인 말을 한 사실에 주목했다.
특히 통합당은 청문회 이전에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후보자 사전 검증에 나서겠다며 오는 16일 ‘이인영 통일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청문자문단 간담회’를 비공개로 개최하기로 했다. 외부 자문단에는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이범찬 전 국정원 차장보, 김기웅 전 통일부 남북회담 본부장이 참여하기로 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