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정보기술(IT)공룡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보험업에 뛰어들 계획을 밝히며 보험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는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의 진입을 시도해 사업 초반 보험사들과의 공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자체적인 디지털보험사 설립을 노리고 있어 보험사와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2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엔에프(NF)보험서비스'라는 상호로 법인 등록을 마쳤다.
NF보험서비스는 보험사와 계약하고 보험 판매를 전문적으로 하는 GA 형태로 설립 목적엔 보험대리점업, 통신판매업, 전화권유판매업 등을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에선 네이버의 보험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GA 형태로 업계에 진입하는 만큼 보험사 입장에선 상품을 팔 플랫폼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기존 보험사들과 제휴해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보험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식의 사업을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이미 현대해상·KB손보·DB손보 등 3사와의 제휴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보험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전까진 보험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 입장에선 대형 플랫폼을 등에 업고 보험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초대형 GA들은 보험사에 역으로 수수료 협상을 하고 있다"며 "이와 같이 네이버 플랫폼이 거대화된다면 네이버가 오히려 보험사에 다양한 요구를 할 수 있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삼성화재와 합작사를 설립하려고 했으나 자동차보험 문제로 합작사 설립이 좌초되며 독자 설립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카카오는 조만간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4500만명이 사용 중인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한 맞춤형 보험 상품 판매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는 이미 2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카카오는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인바이유'를 인수해 생활밀착형 미니보험을 판매 중에 있다.
또한 KB손해보험·현대해상·DB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MG손해보험·AXA다이렉트 등 6개 손보사와도 제휴를 맺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 카카오의 보험 시장 진입은 네이버와는 다르게 해석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자체적으로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한다는 것은 손보사 라이센스를 획득해서 상품 개발부터 판매, 보상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미 수많은 잠재 고객을 확보한 카카오가 기존 보험사들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통해 소비자 밀착형 상품을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객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