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디젤게이트의 그림자도 완벽하게 지우지 못했는데, 디젤차 출시만 고집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고, 폭스바겐을 대표하는 차는 골프인데 판매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강남지역 폭스바겐 전시장의 팀장급 딜러는 “폭스바겐코리아의 적극적이지 못한 마케팅 활동에 이골이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폭스바겐코리아가 올해 출시를 약속했던 티록, 테라몬트의 출시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티록의 경우 연말, 테라몬트의 경우 출시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슈테판 크랍(Stefan Krapp)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부문 사장/사진=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8월 29일 슈테판 크랍 사장이 직접 나서 5종의 SUV 출시를 포함한 중장기 제품 로드맵 및 브랜드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디젤게이트를 확실하게 극복하고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차종을 출시하겠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폭스바겐코리아의 약속은 지켜졌을까? 해답은 영업 일선에서 차량을 판매하는 딜러들의 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도 지역 폭스바겐 대리점의 한 팀장은 “올해 연초부터 티록의 출시 소식은 딜러십 내부에서도 계속 돌았다”며 “소문만 무성할 뿐 무슨 이유에서 인지 티록의 출시는 계속 미뤄졌으며, 연말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솔직히 디젤게이트의 충격 여파가 해소되지도 않았는데 폭스바겐코리아는 디젤차 도입만을 고집한다”며 “현재 판매하는 아테온, 티구안, 투아렉 모두 디젤이며, 앞으로 출시할 차 대부분도 디젤 모델인데, 폭스바겐코리아는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어 너무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국내에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한 지붕 아래 같은 그룹사로 묶여있는 아우디의 경우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최근 전기차 e트론을 론칭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올해 전반기 3주에 한 대꼴로 신차 출시를 거듭하며 경영정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에 반해 폭스바겐코리아는 전반기 신형 투아렉 디젤 모델과 기존에 판매하던 티구안 올스페이스 모델의 연식변경 모델까지 단 2대의 신차를 출시하는 데 그쳤다.
심지어 투아렉의 경우 출시 당일 날부터 10% 이상의 할인을 진행한다는 대대적인 광고를 내면서 “가격을 비싸게 책정한 뒤 할인해주는 소비자 우롱 정책을 펼친다”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벤츠·BMW·아우디 등 수입차 제조사들은 경쟁적으로 전기차 출시를 진행하며,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신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반해 폭스바겐은 전기차 도입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한국 시장에서 장기적인 사업 의지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서울 강북권의 폭스바겐 딜러 직원은 “폭스바겐 글로벌에서 잇따라 전기차를 공개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올해는 고사하고 내년 하반기나 돼야 전기차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 판매할 수 있는 폭스바겐 차종은 4종에 불과한데,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보다도 판매하는 차종 수가 적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고 스스로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냉정하게 봤을 때 폭스바겐 독일 본사가 폭스바겐코리아를 홀대하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며 “그 여파는 고스란히 판매하는 직원들에게 돌아오게 되며, 그 결과 폭스바겐 딜러 직원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코리아의 소극적인 영업활동은 지난 몇 년간 지적받아 왔다”며 “디젤게이트 이후에도 폭스바겐코리아가 디젤 차량 위주로 차량을 들여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전기차를 비롯해 주력 차종인 골프 도입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신차 출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다 보니 딜러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지는 것이며, 숙련된 직원들을 잃다 보니 영업력이 약해져서 수입차 업계에서도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폭스바겐코리아 관련 제보를 받습니다.
안녕하세요. 폭스바겐코리아에서 판매된 골프, 제타, 폴로 모델 등에 ‘메카트로닉스’ 결함 건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골프 6세대 1.4Tsi 모델과 제타 1.6TDI 모델 등(9295대)에서 발견된 메카트로닉스 결함(변속기 개통)은 변속기 내부 미세 균열로 주행 중 변속 불능 상태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 인한 리콜 건입니다.
미디어펜에서는 메카트로닉스 관련 사고에 대한 심층 취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련 결함에 대한 사고를 당하셨거나, 해당 증상이 나타나신 분께서는 romantice@daum.net으로 제보해주시면 익명을 보장하고 취재 후 문제점을 기사와 영상으로 제작하겠습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