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여권발 행정수도 이전 카드에 대해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니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부동산 투기 대책이 전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국민 원성이 높아지고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니 급기야 내놓은 제안이 수도를 세종시로 옮기겠다는 얘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종시를 만들어서 운영된 지가 얼마인가, 인구 유입은 어떤가 생각해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정부 정책으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인가, 웃지 못할 일"이라며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것도 수도권 인구 과밀을 해소하는 데 아무런 효력을 내지 못한 게 오늘의 현실"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수도라는 건 우리 국제 사회에서의 상징성도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안보적 심리까지 정부가 과연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헌법재판소가 수도이전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것을 거론하며 "헌재의 상징성마저 부인하는 이런 사태가 초래되고 있다. 대통령께서 좀 정책을 상식 수준에서 운영할 수 있게 정책팀을 정비하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구체적인 대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하나도 실효하지 않아 주택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그러기 위해 후분양제를 한 번 본격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현행) 선분양제는 분양권 판매 등으로 투기가 조장되는 폐단이 있어 (후분양제로) 없애자는 것"이라며 "후분양제를 하면 주택업자가 집을 다 지어서 적정 수준 가격을 매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금리로) 금융에 돈이 넘쳐 흐르고 일반 제조업 자금 수요는 거의 없는 상태다. 경기가 나빠져 금리가 떨어지면 주택업자가 집을 짓고, 경기가 부양되면 금리가 다시 오르니 주택 투자가 줄어드는 게 원래 경기순환 기본 원칙"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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