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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이전 압박에 통합당 복잡한 속내, 왜

2020-07-23 18:00 | 손혜정 기자 | mllesonja25@naver.com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여권에서 터져나온 '행정수도 이전' 카드에 미래통합당이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며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면피하기 위한 선동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긍정적 검토와 이슈 선점 필요성을 제기하는 일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통합당의 동조 의견에 대해선 '충청권 민심' 공략을 위한 정치공학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쏘아올린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정치권에 확산된 가운데, 통합당 측의 첫 반응은 '위헌'과 '부동산 정책 실패 혹세무민용'이라는 반대 기조였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회의에서 여권발 행정수도 이전 구상에 대해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니 내놓은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이날 "민주당이 느닷없이 행정수도 이전을 들고 나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정부여당의 악재를 뒤덮기 위한 카드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22일)에도 2004년 위헌 결정을 근거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청와대 광화문 이전 약속도 못 지키면서 웬 수도 이전이냐"면서 "어떻게 해서든 혹세무민해 표를 얻어 보겠다는 선동"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러나 통합당 내부에선 중진 일부와 충청권을 중심으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우호적 의견도 상당 표출되고 있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보다 의제를 선점해 대여 공세를 밀어붙여야 한다는 목소리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사진=미래통합당


장제원 통합당 의원(3선·부산 사상구)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당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론을 왜 반대로 일관하고 일축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민주당의 국면전환용이라는 이유로 일축하고 있다면 결국 손해보는 쪽은 우리"라고 말했다.

대권 유력 인사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 통합당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사로 참석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5선의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도 이날 언론사 인터뷰에서 '균형발전' 대의와 국회 개헌을 포함한 행정수도 이전 공론화에 찬성 의사를 표했다.

다만 이러한 통합당의 찬성 목소리에 일각에선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 민심 확보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여당 측도 집값 이슈에 대한 여론 환기용보다는 차기 대선의 충청 표심을 끌어오기 위해 던졌을 사전 작업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지적이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미디어펜'에 "위헌 판결이 난 사항이고, '균형발전'이란 명분에도 회의적"이라며 "세종시 이전 이슈화로 세종시 집값만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통합당에서는 위헌 문제 해결이 선행된 이후의 논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는 분위기다.

주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세종시 논의는 향후 별도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관습헌법 위반이라는 판결이 있었기 떄문에 그 문제가 해결돼야 다음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 소속 의원들을 향해 "민주당이 이슈 전환용으로 각종 공중파와 토론을 만들어 국민적 관심을 끌고 가려는 점을 유념해 당분간 다른 의견 표명은 자제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위헌 판결'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관습헌법이라는 개념과 주장은 다소 빈약한 구석이 있다"며 "위헌 판결에 대해 설득력은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한 변호사는 '미디어펜'에 "수도이전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나온 측면은 있다"면서 "예를 들어 대통령이 한글을 폐지하거나 국어를 영어로 대체한다고 할 때 법적 방어장치가 애매한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미디어펜'에 "2004년 당시 헌재가 헌법상 수도가 관습헌법이라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고 별개의견은 수도 이전이 헌법72조에 따른 국민투표의 대상이므로 국민투표 없이 이전하는 것은 재량권의 한계를 넘어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관습헌법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는 있지만 최소한 수도 이전 문제가 국회의 결정만으로 이루어질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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