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남북이 처한 현실을 정조준하고 한반도의 미래를 시뮬레이션한 '강철비2: 정상회담'이 여름 극장가를 사로잡을까.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양우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이 참석했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 작품.
전작 '강철비'가 북한 쿠데타 발생 직후 북의 최고지도자가 남으로 넘어온다는 발상으로 시작, 남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북의 특수요원 사이의 강철 케미로 평화로 가는 새로운 행로를 보여줬다면,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 북, 미 정상회담장에서 북한 쿠데타가 발생하고 세 정상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된다는 발상의 업그레이드와 확장된 스케일을 예고한다.
지난 2일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양우석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양우석 감독은 "'변호인'이라는 작품을 통해 우연히 연출을 시작했는데, 한국영화계에서 어떤 포지션을 잡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이야기에 포커스를 두기 시작했다"며 또 한 번 남북관계 이야기로 돌아온 이유를 밝혔다.
'강철비' 시리즈를 통해 전쟁, 협상을 통한 비핵화와 평화 체제, 북 체제의 붕괴, 핵 무장 등 한반도의 선택지를 시뮬레이션한 양우석 감독. 그는 이번 작품의 영화적 재미에 대해 "지금껏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영화에 대항해 버텨온 건 복합 장르였다. '강철비2'가 선택한 건 잠수함 액션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세 정상이 어디에 갇히는 것이 제일 아이러니할까 생각했을 때 잠수함이 떠올랐다. 시중에 나와있는 책은 모두 보고 여러 번 공부를 했다. 전투 신을 최대한 전략적, 전술적으로 재밌게 구성해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지난 2일 '강철비2: 정상회담'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양우석 감독과 배우 정우성, 유연석, 곽도원.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번 작품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로 분한 정우성은 "남북 분단 후 시간이 그렇게 지났는데, 바뀌지 않은 현실은 분명한 것 같다"며 현재 남북관계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감정이 치고 올라와서 머리가 멍한 상태다. 영화가 끝나고 나선…"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내 감정을 추스른 정우성은 "우리 민족은 충분히 불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서빨리 새로운 평화의 길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 영화였다"고 전했다.
북 호위총국장 역을 맡은 곽도원은 "영화를 오늘 처음 봤는데, 감독님께 고생 많으셨다고 이야기드리고 싶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너무나 작고 밀폐된 공간이어서 리액션과 연기를 하기 힘든 환경이었는데, 다시금 그 기억들이 난다"고 촬영 후일담을 전했다. 북 호위총국장을 단순한 악역이 아닌 자신만의 신념으로 살아가는 인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도 덧붙였다.
유연석은 북 위원장으로 분해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그는 "근래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제 모습을 어색해할 수도 있고 새롭게 느낄 것 같다. 저 또한 영화 속 제 자신을 보면서 새로웠다"고 밝혔다. 헤어스타일, 의상, 말투 등 많은 설정을 양우석 감독과 상의하며 준비했다는 유연석은 "실제 인물을 모사하며 연기하고 싶진 않았고, 영화상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한반도를 넘어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미, 중 갈등과 일본의 견제 등 동북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운명으로 문제의식을 확장했다. 양우석 감독은 "교육, 외교, 안보는 국가 전체적인 측면에서 같이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9.11 사태 때 미국이 가장 후회했던 건 '우리가 왜 그런 시뮬레이션을 해보지 않았던가'라고 한다. 제 숙명처럼 최선을 다해 한국의 상황을 시뮬레이션했다"며 "어떤 정치적인 시각보단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냉전이 지속 중인 분단국가인 남과 북,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 사이 위기 상황을 그린 '강철비2: 정상회담'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