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30억 달러 대북송금 이면합의 의혹과 관련한 공방이 27일 국회 비공개 인사청문회에서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 간사 하태경 의원이 브리핑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대북지원 문제에 대해 남북 간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히자 박 후보자가 다시 이를 반박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하 의원은 “박 후보자가 ‘(남측은)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이나 민간사업가 등의 투자자금으로 20억∼30억 달러 대북투자가 가능하지 않겠나’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다”며 “이런 이야기를 (남북 간에) 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북한이 처음에 20억 달러 현금 지원을 요구했으나 우리는 예산에 의해 모든 돈이 집행되고 어떤 경우에도 현금을 지원할 수 없으니 소탐대실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정상회담을 해서 남북이 교류협력을 하면 ADB, IBRD, 남한 기업, 외국 기업에서 20억~30억 달러 투자는 금방 들어온다. 그런 것을 해야지 우리는 현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또 “그랬더니 (통합당이) 싹 뒤집어서 ‘20억~30억 달러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느냐’고 해 저는 ‘어떤 사람들이 (서류를) 위조한 것 같다’고 했다”면서 “만약 사실이면 (대북송금) 특검에서 나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는 “이 문제는 김대중 대통령의 명예도, 박지원의 명예도, 특히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도 있기 때문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면서 “이것은 역사에 묻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당이 공개한 합의서 사본에는 ‘2000년 6월부터 3년간 25억 달러의 투자 및 경제협력 차관을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부문에 제공한다’ ‘남측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5억 달러를 제공한다’ 등의 내용과 당시 남측 특사였던 박 후보자와 북측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의 서명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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