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는 경제의 기둥이다. 건설업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발전과 궤를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마다의 성공 DNA장착한 국내 건설사들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본보에서는 건설 성공 DNA를 일깨운 주요 현장 및 사사(社史), 오너 일가 등의 스토리를 재조명해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건설사 성공DNA-⑥현대엔지니어링(1)]국내 최초 해외시장 개척한 건설사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전경./사진=현대엔지니어링
[미디어펜=유진의 기자]1974년 현대건설 기술사업부에서 출발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창사 46주년을 맞았다. 엔지니어링이라는 개념조차 희박했던 시대였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자체적으로 설계기술을 개발하고 국내외 등 각종 사업에 선두주자로 나서면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엠코와 통합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 수행이 가능해져 경쟁력 높은 건설사로 거듭나고 있다.
◆자본금 1000억원의 시작, 해외건설사업 선두주자
수십년간 플랜트 설계를 해온 화공, 발전플랜트 EPC의 강자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건설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독립된 기술용역전문업체가 필요하다는 그룹 판단에 따라 현대건설 기술사업부를 모체로 1974년 1000억원의 자본금을 투입, 현대종합기술개발로 출발했다.
현대엔니니어링은 ‘엔지니어링 활동을 통하여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공헌하는 세계적인 가치창조기업’을 목표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설계, 감리부문에 대한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소규모 플랜트 턴키사업에도 참여해 안정적인 성장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준공한 투르크메니스탄 최초의 종합석유화학단지 전경/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1980년 한라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고, 1982년 현재의 상호로 변경한 현대엔니니어링은 2001년 1월 현대건설의 엔지니어링사업이 현대엔지니어링으로 분사돼 독립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후 2001년 8월 현대건설과 함께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2003년 한국산업은행이 지분을 투자해 자본금을 189억 원으로 증자했고, 2009년 투르크메니스탄 가스 탈황 설비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으며 2010년에는 수출 5억불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1년 4월에는 현대자동차그룹으로 편입됐고, 2013년 7월 미국 지가 선정한 ‘세계 200대 엔지니어링 기업’ 부문에서 33위에 오르기도 했다(해외설계 매출부문).
이후 2014년 4월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이 최대주주였던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하고 통합법인으로 출범했다. 화공, 발전, 인프라, 환경 분야에서 세계적 경험과 기술력을 쌓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토목, 건축, 주택, 산업플랜트 분야의 사업체인 현대엠코를 합병함으로써 사업역량 및 영역을 더욱 확장하게 됐다.
고도로 축적된 기술과 독보적인 수준의 EPC 능력을 갖춘 화공플랜트는 많은 노하우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사업수행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450여 건의 국내외 화공플랜트 사업을 수행해 온 현대엔지니어링은 절대공기 준수를 위해 첨단공정 관리기법과 다양한 시공법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엠코 합병으로 설계·시공까지 모두 가능해져
2014년 4월 현대엠코와의 합병으로 새롭게 출범한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시공능력평가’에서 10위에 등극했다. 전년도 2013년 54위에서 무려 44계단 뛰어 오른 것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건설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통합 출범 후 외형과 내실이 동반 성장하는 등 합병 시너지가 본격화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위축돼 있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캄보디아 최대 쇼핑몰 공사를 따내고 대만 발전 플랜트 시장에 처음 진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통합되면서 그 시너지 효과가 더해진 결과라는 평가다. 해외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에 특화된 현대엔지니어링과 건축·인프라스트럭처 시공에 강한 현대엠코가 한 팀이 된 것이다.
통합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설계부터 준공까지 일괄 수행이 가능해졌다. 현지 업체나 제3국가 기업과 손잡고 수주하는 최근 추세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현장./사진=현대엔지니어링
대표적인 사례는 26억6000억달러(약 3조원) 규모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다. 2011년 현대엔지니어링이 기본설계(FEED) 용역을 수행하고 2014년 현대엠코가 시공 역량을 더해 칸딤 가스처리 시설까지 이어서 수주했다. 이듬해인 2015년 이웃 나라 투르크메니스탄에서도 30억달러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을 수주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엠코와 합병한 한 해에만 해외 수주 96억5000만달러를 올렸다. 1997년 몽골 달란자드가드 열병합발전소 공사 설계용역으로 해외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합병 직전인 2013년까지 16년간 208억달러를 수주했던 기업이다. 합병 후에는 2019년까지 불과 6년간 313억달러를 수주해 무려 1.5배를 늘렸다. 6년간 누적 수주액은 국내 건설 업계의 쟁쟁한 강자들을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엠코 시공 능력이 더해진 덕분에 국내 건축·주택사업 성장도 빨랐다. 주택공급은 2005년 인천시 부평구에서 708가구를 공급한 이래 합병 전 2013년까지 8년간 누적 1만8018가구였으나 합병 이후 6년간 3만8912가구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2013년 현대엠코 시공능력 순위는 13위였으나 통합법인 출범 직후 10위에 올랐다. 지난해 7위까지 올라서 10대 건설사 지위를 굳혔다.
결과적으로 종합건설회사로서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지난해 기준 화공·전력 플랜트 44.8%, 건축·주택 38.3%, 인프라·기타 16.9%로 균형 잡힌 모습을 드러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