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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열광하는 SUV, 세단보다 잘나가는 이유

2020-07-29 13:55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세단보다 잘 팔린다는 소식은 더는 뉴스가 못 된다.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현상이다. 기술의 발달로 세단만큼 편안한 승차감을 보이고 있고 활용성면에서는 SUV가 더 좋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세단보다 SUV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 졌고 이같은 현상이 시장 점유율에 반영되며 SUV가 완성차 시장의 대세가 됐다. 

한국지엠의 본사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글로벌 전략으로 세단의 신차를 더 이상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고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기존의 세단라인업 이외에 추가로 새 세단모델의 등장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일부 모델은 SUV로 전향해 출시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제네시스 최초의 SUV GV80, 기아자동차 신형 쏘렌토, 한국지엠 소형SUV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자동차 프리미엄 디자인 SUV XM3. /사진=미디어펜



2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이후 승용차 판매량에서 SUV와 같은 다목적차량(RV)의 판매가 세단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전체 승용차 판매량 385만9991대중 176만8155대로 전체 판매량의 45.80%에 불과했던 다목적차량이 2017년에는 전체 승용차 판매량 373만5399대중 192만5650대로 51.55%를 차지하며 세단의 판매량을 앞질렀다. 

이후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가던 SUV는 지난해 전체 승용차 판매 361만2587대중 219만0424대가 판매되며 전체 60.63%를 차지하며 확실한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인기의 원인은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단순하게 소득 수준의 향상, 나아가 이로 인한 '레저붐' 확산으로만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몫을 한 것은 인정할 부분이다. 또 21세기 들어 자동차 플랫폼 기술의 발달이 SUV확산을 부추겼다.

승용차와 SUV의 뼈대가 뚜렷하게 구분되던 시절, SUV는 높은 개발비가 부담이었다. 이 때문에 SUV는 전문 메이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하나의 플랫폼으로 세단과 해치백, 나아가 SUV까지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SUV 모델들이 등장했다. 개발 비용과 생산원가가 큰 차이가 없다면 가격이 높은 SUV 판매가 유리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SUV라인업이 빠르게 확산했다. 정작 문제는 브랜드였다. 반세기 넘게 소비자 뇌리에 각인됐던 승용차와 달리, SUV는 뚜렷한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했다.

결국, 이전 승용차(또는 미니밴) 브랜드를 앞세워 SUV라인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승용차의 가지치기 모델로 SUV가 등장한 셈이다.

또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부분도 있다. 세단보다 공간성과 활용성이 높은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며 판매량이 치우치자 SUV를 위주로한 정책을 발표하는 곳도 생겨났다. 대표적인 것은 GM이다. 

GM은 글로벌 생산기지 중 세단의 생산공장들을 정리하고 향후 SUV와 픽업트럭분야에 집중하며 향후 미래차인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에 집중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GM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에서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니즈가 반영된 결과지만 제조사들의 정책변환까지 가세하며 향후 SUV인기는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이에 차급을 변경하는 상황도 나왔다. 대표적인 모델은 기아자동차의 쏘울이다. 

기아차 쏘울은 2008년 데뷔한 박스카다. 리먼 쇼크의 찬 바람 속에서도 북미에서 큰 인기를 끌며 기아차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주인공이다.

동시에 '박스카'라는 영역에 뛰어들며 다른 모델과 경쟁을 거부했다. 데뷔 초반부터 소형과 준중형 사이에 몸을 반쯤 걸쳤고, 스타일 역시 SUV와 해치백의 장점을 한데 모았다.

이런 특성 덕에 데뷔 때부터 상용차와 SUV를 주로 생산하는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뽑아낸다. 미국에서는 처음 운전을 시작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패션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다.

수출 효자 차종인 만큼,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 때부터 미국 수출형 생산을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노동조합의 반대로 여전히 광주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2세대 쏘울 전기차는 경우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때 의전차로도 활약했다. 1~2세대는 박스카를 고집했던 쏘울은 3세대부터 SUV로 분류된다. 소형SUV 인기가 하늘을 치솟자 기아차가 내놓은 자구책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판매통계 기준에도 SUV에 속한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지난 2013년 등장한, 로디우스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다만 SUV오랜 역사를 지켜온 '코란도'라는 브랜드에 편입하면서 서브네임 '투리스모'를 덧붙였다.

11인승 프리미엄 MPV로 출발했으나 부분변경 때 SUV로 자리를 옮긴 경우다.

심지어 이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도심 오프로드 체험 행사에도 코란도 투리스모가 등장하면서 SUV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언더보디는 AWD 방식을 쓰는 체어맨의 것을 고스란히 가져와 사용했다. 한 마디로 승용차 방식의 AWD를 쓰면서 SUV임을 강조한 것. 쌍용차 역시 같은 방식을 2세대 렉스턴 최고급 모델(노블레스)이 사용하는 만큼, SUV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배기가스 배출 문제로 현재 단산한 상태지만 경영정상화를 추진 중인 쌍용차가 차종 다양화를 추진하는 만큼, 언제고 투리스모라는 이름의 SUV로 부활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이 같은 대세에 고급차브랜드에서도 SUV를 추시하며 판매량을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가 GV80을 통해 브랜드 저변확대에 나섰고 GV70도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에서는 고급차 전문브랜드와 슈퍼카 전문브랜드에서도 SUV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오히려 주력모델을 SUV로 내세우는 경우도 생겨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성이 좋아진 SUV들이 등장하며 일부 매니아 층의 전유물이던 SUV가 누구나 타고 선호하는 차량으로 자리했다"며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익성개선 측면에서 세단보다 유리하고 고객입장에서는 높은 활용성이 장점으로 다가오며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은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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