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21대 국회에서 처음 진행된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에서 미래통합당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빈 손'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청문회 정국'에 돌입하기 전 통합당의 한 의원은 '미디어펜'에 "이번 청문회는 볼만할 것"이라며 당초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특히 정부여당에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부동산 정책 실패 등 각종 악재가 터져나왔으며,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학사 위조 의혹 및 불법 대북송금 사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아들 병역·유학 의혹 등이 제기돼 통합당엔 호재로 작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박지원 국정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남북 이면합의서' 의혹을 제기했다./사진=미래통합당
하이라이트는 박지원 국정원장의 '30억 달러 대북지원 이면 합의서' 의혹에 대한 공방으로, '정치 9단' 박 원장도 "기억에 없다" 부인하면서도 잠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는 못했다.
이에 통합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박 원장 임명을 유보하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 등 최후의 압박을 가했다. 또한 이 장관과 박 원장의 청문보고서에 대해 통합당은 '부적합' 입장을 분명히 내세우며 의결에 불참했다.
그러나 통합당은 청문회 정국에서 여론 반전에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거대여당의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과 대통령의 임명 재가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나아가 청문회와 함께 진행됐던 대정부질문에서도 통합당은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지 못한 채 물러났다. 통합당의 한 중진의원은 '미디어펜'에 "통합당이 찌르는 한 방 없이 싱겁게 끝났다"고 평가했다.
통합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오만과 독선, 회피의 행정부와 강철대오를 구축한 여당의 날치기까지 더해 의회민주주의가 절벽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정부여당을 비판하면서도 "100석짜리 야당의 무력함을 확인한 정국이었다"고 토로했다.
국회의 한 관계자도 '미디어펜'에 이번 청문회·대정부질문 정국과 관련, "주무장관이 국회에 대한 존중 없이 이토록 큰 소리를 친 경우가 있었던가 싶다"면서도 통합당에 대해 "당 차원의 올인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관계자는 "박지원 이면합의서는 엄청난 건임에도 불구하고 주호영 원내대표와 하태경 의원 외에 당내에서 같이 받아주는 움직임은 잘 포착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륜이 부족한 초선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당의 현실"이라며 통합당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했다.
반면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미디어펜'에 "여론과 국민의 지지가 미약한 소수야당의 한계였을 뿐 통합당이 너무 못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그동안 결격 사유가 많은 후보자들을 현 정부가 임명을 강행해서인지, 박지원·이인영 의혹은 사실 대단한 사안인데 '하루만 버티자'는 작전이 통한 것 뿐"이라며 "거대여당이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