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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하나마나 이자 생활자들 ‘울상’

2020-08-03 12:57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은행의 예금금리가 0%대에 들어서면서 은퇴 후 이자를 받아 생활하는 고령 이자생활자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가 0%대로 내려가는 등 초저금리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어서, 은퇴자 등 이자소득으로 생활하는 가계에는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2020년 6월중 금융회사 가중평균금리’를 살펴보면, 은행의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0.89%로 전달과 비교해 0.18%포인트 내려갔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1996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정기예·적금 금리는 모두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연 0.88%로 전달에 비해 0.19%포인트 하락했고, 정기적금 금리는 연 1.23%로 0.14%포인트 내렸다.

현금 1억원을 1년동안 은행에 넣어둘 경우 이자소득세(세율 15.4%)를 제외하고 실제 수령하게 될 이자 총액은 75만3000원에 조금 못 미친다. 한달에 받아가는 이자로 따지면 6만 2700원에 불과한 셈이다.

저축은행·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의 예금금리도 일제히 내렸다. 평균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연 1.92%로 0.07%포인트 하락했다. 새마을금고는 0.05%포인트 떨어진 1.74%, 신협은 0.07%포인트 내린 연 1.79%, 상호금융은 0.13%포인트 내린 연 1.21%로 각각 집계됐다.

은행의 금리가 매력을 잃으면서 은행에 묵혀뒀던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적금 잔액은 6월말 672조원으로 올해 들어 14조원 가까이 줄었다. 초저금리 상황에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마저 더욱 강화되면서, 이를 대체할 투자처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시장에 불이 붙으면서 최근엔 빚을 낸 투자(빚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신용거래융자금은 14조2000억원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여겨진 부동산 투자가 최근 정부의 규제로 막힌 데다, 초저금리로 은행에 예금을 넣으나 마나 한 상황이오면서 이를 대체할 투자처로 증권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다만 최근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변동성을 고려해 과도한 빚투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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