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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동력없는 통합당, 온건 투쟁 전략 선회했다지만...

2020-08-05 12:30 | 손혜정 기자 | mllesonja25@naver.com
[미디어펜=손혜정 기자]미래통합당이 '윤희숙 신드롬'에 힘입어 '연설 투쟁'에 나섰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메시지 파워'를 확인한 통합당이 '원내 온건 투쟁'에 주력할 방침인 가운데, 당내에선 모든 투쟁 방식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통합당 측 9명의 발언자가 '토론 투쟁'에 나서 공수처 후속 법안과 부동산법 등 18개 법안에 대한 거대여당의 일방 처리를 성토했다.

통합당의 '원내 연설 투쟁'은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국회에 들어가서 능력을 발휘하라"는 주문에 따른 전략 선회다. 이 같은 투쟁 방식을 택한 더 결정적인 이유는 지난달 31일 여론의 주목을 받은 윤희숙 의원의 '5분 자유 발언' 효과에 기인한 것이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4일 오후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펼치고 있다./사진=미래통합당


특히 검사 출신 유상범 통합당 의원은 공수처 후속법안에 대해 "살아있는 권력에 도전하는 이를 잘라버린다는 선전포고"라고 했으며,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추경호 의원은 부동산법안에 대해 "가속 페달(공급)과 브레이크(억제)를 동시에 밟는 모순된 정책이다. 취득세와 양도세, 거래세를 크게 내려 매물의 물꼬를 터야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선 윤 의원의 "저는 임차인입니다" 연설과 같은 효과와 임팩트는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반응이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윤 의원의 연설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것에 대해 연구하고 대국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가야하는 건 맞다"면서도 "그러나 너도나도 윤희숙처럼 스타가 되고 싶은 마음에 발언을 신청했던 몇몇 의원들이 어처구니 없는 수준의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한 것은 지양해야 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통합당은 '원내 온건 투쟁'으로 수정한 전략을 일단은 유지할 방침으로 보인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5일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저희는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정부여당의 부당함을 국회라는 공간을 통해서 최대한 알리려고 하고 있다"며 "명확한 논리, 국민 공감 메시지로 '건강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또 배현진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온건 투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국민들에게 계속해서 원내에서 알리는 '강렬한 투쟁'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전문성 가진 당의 스피커들이 많으시니 그 방향으로 계속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갖고 있는 전략, 방식에 대해선 당의 검토를 통해 국민들 보시기에 적절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싸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당 관계자도 '미디어펜'에 "원내 온건 투쟁은 잘만 이용하면 민주당이 씌우려는 '통합당은 일을 안 한다'라는 프레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고 더불어민주당 폭주에 분노하는 국민들에게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방식"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관계자는 "당연지사 국민들이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야할 것"이라며 9월 정기국회 및 국정감사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국민 다수가 공히 문제의 본질에 초점을 맞춰 분개할 수 있도록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 통합당에 주어진 과제"라고 설명했다.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에만 주력해 도리어 비호감 역풍을 초래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뜻에서다.

그러면서도 당내에선 장내외 투쟁 병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실무적 차원의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3선의 조해진 통합당 의원은 '미디어펜'에 "윤 의원의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재확인한 것은 우리가 야당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이 없지 않고 표출할 수 있는 기회와 거둘 수 있는 효과도 충분히 있다는 것"이라면서 "원내에서 손발이 다 잘린 상태였는데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과 기회를 재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회 활용에 대한 관건은 '컨텐츠, 논리, 진정성, 열정' 등 철저한 준비"라고 말했다.

나아가 조 의원은 8월 임시국회 개회 가능성과 9월 정기국회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의회 독재' 및 '폭압적 국정 운영'에 대한 준비는 사전에 시작해야 한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원외투쟁을 접은 게 결코 아니다"라면서 "거대여당의 폭주에 따라 장내외 투쟁을 병행해야 한다는 각오와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 실무적 차원의 준비는 돌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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