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지난 3년간 수십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집값을 잡으려 했지만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문 정부는 출범 당시 '주거공공성 강화'를 내세우고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결국 완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다량의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주택시장을 혼란시켜 집값 폭등을 야기했다는 평가다.
6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20년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8억4684만원으로 사상 최고금액을 기록했다. 전월(8억3542만원) 대비 1142만원(1.4%) 상승했다.
중위가격은 주택을 가격 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 가운데 위치하는 중앙값을 말한다. 이는 감정원이 매월 조사하는 서울 지역 아파트 표본의 절반 이상이 해당 금액보다 높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1월 7억8619만원으로 사상 처음 7억원을 돌파한 이래, 올해 1월은 8억3921만원으로 8억원도 뛰어 넘었다.
이어 올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 발표로 지난 5월 8억3410만원까지 내려갔으나 이후 상승세로 전환하고 지난달 역대 최고금액인 지난 2월 8억3955억원을 다시 갈아 치웠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 지역(11개 자치구) 아파트 중위가격이 10억375만원으로 집계돼 사상 처음을 10억원을 돌파했다. 전월(9억9094만원)과 비교해 1281만원(1.3%) 올랐다.
특히 서울 동남권, 이른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지역의 평균 중위가격이 같은 기간 13억5386만원에서 13억7530만원으로 2144만원 올라 서울 전체 평균(1142만원)의 약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서울에서 중위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초구로 지난달 기준 16억4000만원을 나타냈다. 또 잠실 스포츠·마이스 민간투자사업, 영동대로 지하화 등의 대형 개발호재의 영향으로 강남구는 한 달 새 3000만원 상승한 16억3500만원, 송파구는 2500만원 오른 12억60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강북의 14개 자치구 평균은 6억6196만원으로, 전월(6억5218만원) 대비 977만원 상승했다. 강북에서는 용산구가 12억8500만원으로 중위가격이 가장 높았다. 전월(12억6500만원)에 비해 2000만원 올랐다. 특히 광진구는 전월(9억8350원) 대비 1650만원 오른 10억원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5번째로 중윗값이 10억원을 넘어선 자치구가 됐다.
정부의 규제지역 광역화 시도에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과 지방 일부 시도의 아파트값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5억2205만원으로, 전월 대비 678만원 상승했다.
이같이 문 정부 출범 이후 3년 간 중위가격은 끊임없이 오르고 있었다. 실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KB국민은행 자료를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의 아파트값 중위가격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6억635만원에서 지난 5월에는 9억2013만원으로 상승했다.
정권 출범 이후 3년 만에 중위가격이 약 52%(3억1378만원) 오른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이명박 정부 때는 중위가격이 출범 전에 비해 오히려 마이너스 3%로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박근혜 정부 기간 중에는 1억3000만원(약 29%)가량 가격이 올랐다. 현 정부 출범 후 오른 아파트값이 이전 두 정권 기간 중 오른 아파트값을 모두 합친 것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아파트값 폭등으로 계층 격차도 더 심각해졌다는 게 경실련의 분석이다. 경실련은 계층을 소득에 따라 5분위로 나눌 경우 ‘중간’에 해당하는 3분위 계층이 서울 중위 아파트를 사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역대 정권별로 조사했다. 이명박 정권 말기에는 13년, 박근혜 정권 말기에는 15년이었지만 현 정부에서는 22년(5월 기준)으로 늘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행정, 금융, 제도를 아우르는 각종 규제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잡으려고 했지만 잡히기는 커녕 집값 폭등만 불러왔다"며 "최근에는 서민의 주거마련을 돕는다는 기조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합당한 대책이 아닌 누더기식 대책으로 시장의 불안감만 조성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