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팔당댐과 소양강댐 방류로 한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서울 도로 곳곳이 침수되거나 차량통제가 이어지는 등의 피해가 늘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한강 둔치를 비롯한 일부 저지대에는 전기차가 침수되면서 감전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완성차 제조사들에 따르면 단계별 보호 시스템을 갖춘 덕에 침수 전기차로 인한 감전 우려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차량이 통제된 잠수교의 일부가 물에 잠겼다. /사진=미디어펜
7일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 등 전기차 제조 및 판매사에 따르면 침수된 전기차로 인한 감전사고 위험은 극단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400V 안팎의 고전압 직류 전원을 사용하는 전기차는 충전구 설계를 시작으로 배터리와 모터 배열, 전원 연결부 등 시스템 전반에 걸쳐 단계별로 감전 예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비 오는 날 충전은 물론, 침수된 전기차로 인한 감전사고 위험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전기차는 운행 중이거나 정차 또는 주차 시에도 전류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다. 만약 외부 충격으로 인해 시스템 일부가 파손되더라고 곧바로 전류가 차단된다.
비가 오고 있는 날씨의 충전에도 "안심해도 좋다"는 게 완성차 메이커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우천 시 전기차 충전 때 충전구 내부로 들어오는 액체는 배수 홀로 자동 배출된다.
혹시라도 충전기가 빗물에 젖었더라도 이로 인한 감전 우려는 없다. 차체와 충전기가 연결된 이후에는 충전기 실링이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액체를 막는다.
또 전기차에 충전기를 연결해도 곧바로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일정 시간이 지나야 충전이 시작되는 등 감전 예방을 위한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돼 있다.
겹겹으로 세운 대책을 뚫고 충전 때 수분이 유입되더라도 우려할 필요는 없다. 수분 유입이나 물리적 파손으로 인해 배터리 시스템이 이상이 발생하면 곧바로 고전압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이는 가정집에서도 순간적으로 과전류가 흐를 때 누전 차단기가 전력을 차단하는 것과 같은 방식의 시스템이다. 전기차 역시 전류 이상을 감지하면 곧바로 전류가 차단된다.
전기차가 침수됐을 경우 빠르게 차 안에서 전원을 차단하고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하는 게 먼저다. 침수 전기차로 인한 감전 우려보다 침수로 인한 피해가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볼트 EV의 경우 HVCS(High Voltage Cut-off System)와 ADS(Active Discharging System) 등을 갖춰 감전으로 생길 수 있는 2차 사고를 미리 방지하고 있다"며 "혹시 모를 침수 또는 우천시 충전에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사고로 인한 물리적 충돌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전기차는 고전압 전류가 흐르는 만큼, 사고로 인해 차가 파손될 경우 무리하게 차를 절단해서 승객을 구조하는 건 금물이다. 차종별로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절대 절단해서는 안 되는 부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와 한국토요타 등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차 등을 판매하는 회사들은 119구조대원을 대상으로 '차체 절단이 필요한 인명구조 매뉴얼'을 배포하거나 차량기부 등을 통한 주기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