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미래통합당 정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창당 이래 역대 최소격차로 더불어민주당 턱밑까지 바짝 추격하는 등 당 입장에선 고무적인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당내에선 반가워하는 기색보다는 "더 낮은 자세로 가야 한다"며 오히려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3~5일 사흘간 전국 성인 151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전주 대비 2.7%포인트 하락해 35.6%를, 통합당 지지도는 3.1%포인트 상승해 34.8%를 기록했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0.8%포인트이며 이는 통합당 창당 이후 처음으로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진 것이다. 특히 정부의 8.4대책 발표 이후 이뤄진 5일 조사에선 통합당이 민주당을 1.7%포인트 앞섰다.
일각에서는 여권의 부동산 실책과 민주당의 '입법 독주' 논란,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 등이 여의도 정치권의 판도를 뒤엎을 기세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윤희숙 의원이 혼자 '하드캐리(팀의 승리를 이끄는 플레이어)'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윤 의원의 당 지지율 기여도를 강조했다.
앞서 윤희숙 통합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저는 임차인입니다" 5분 발언으로 국민적 호응을 얻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윤 의원의 연설이 힘을 갖는 것은 부동산 3법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할 임차인들, 서민과 크게 처지가 다르지 않은 일부 임대인들의 불안을 대변했기 때문"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면서도 관계자는 정당 지지도 지각 변동 조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통합당의 역량으로 끌어올린 효과라기보다는 민주당의 '자충수'가 일시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당 지도부와 의원들도 정당 지지도 반전 기세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조심스런 반응이 지배적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비대위 회의 직후 "여론조사상 나타나는 여론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입장을 표명하고 싶진 않다"며 다소 경계하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지지율에 대한 입장을 재차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특별히 코멘트할 생각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사진=미래통합당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 이후 '원내투쟁 효과'인지 묻는 기자 질문에 "지지율이란 워낙 복합적인 이유로 반영되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다른 조사에서는 아직 여론조사상 차이가 상당히 나는 것도 있어서 '많이 따라갔다'는 말이 저희들에게 독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경계심을 갖고 있다"며 극도로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했다.
초선의 강대식 의원(대구 동구을)도 '미디어펜'에 "우리 당이 잘해서 얻은 국민들의 마음이면 모르겠지만 민주당의 오만과 실책으로 인한 일시적인 반작용일뿐"이라고 평가하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도 '미디어펜'에 "우리 당이 자축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당에서 화색이 돌았던 것은 없고 오히려 더 긴장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보내주신 지지는 더 분발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부동산 문제, 세금폭탄, 삼권분립이 아닌 '삼권통합' 문제 등 여러 가지 위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통합당이 갖고 있는지, 진정한 정책정당으로서 수권 의지와 실현 가능성을 보일 수 있는지 국민들이 더 엄중하게 묻고 있는 것"이라며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정책야당이 아니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더 두렵게 분발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미디어펜'에 "통합당이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반전 키를 쥔 것은 아직 아니다"라며 "한국에선 누구든 당하는 쪽에 연민과 동정심을 갖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미디어펜'에 "통합당은 더 당해야 한다"며 "여론이 완전히 돌아설 때까지는 계속 다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과 무선(80%)·유선(20%)전화 병행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할 수 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