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대면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불씨가 살아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홍샛별 기자]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대면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불씨가 살아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인수 관련해 대면 협상을 거부해 온 현산이기에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HDC현산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산업이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양사 대표이사 간의 재실사를 위한 대면 협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의 대면 협의 제의를 수락한 것이다. HDC현산은 협상 일정과 장소 등 구체적인 사항에 관해서는 금호산업의 제안을 최대한 받아들이겠다고도 했다.
금호산업이 지난 7일 HDC현산에 촉구한 대면 협상을 수용하면서 협상의 격을 대표이사급으로 높이자고 역제안한 셈이다.
HDC현산 측은 또 “인수거래를 종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며 “금호산업이 당사의 제안을 적극적인 자세로 받아들일 것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와 도약을 위해선 HDC현산의 인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금호산업이 재실사 협의에 적극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금호산업은 10일 현재 HDC현산의 대표이사간 대면 협상 요구과 관련해 내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의 대면 협상을 거부하던 HDC현산이 직접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고착된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2분기 아시아나항공이 영업이익 1151억원을 달성하는 등 흑자전환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을 달성한 점 등이 현산의 역제안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대표이사간 만남만으로 매각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만남이 성사되더라도 HDC현산의 인수 종결에 대한 진정성 등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결국 무산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양측이 재협상과 관련해 시한, 방식, 내용 등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운명은 바뀔 수 있다. 특히 양측의 만남으로 매각 이행 ‘데드라인’(11일)이 연장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금호산업은 지난달 현산에 인수를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8월12일 후에는 계약 해제 및 위약금 몰취가 가능하다’고 통보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은은 12일 이후 계약 해제가 가능하다고 통보했지만 곧바로 해지를 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결국 아시아나항공 M&A는 HDC현산·금호산업·채권단이 재실사에 대해 어떻게 협상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표간 협상이 성사되고 이 자리에서 재실사와 관련해 극적인 타협점을 찾는다면 그야말로 극적인 반전이 연출되겠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M&A는 여전히 무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