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관리재정수지가 110조5000억 원 적자로 사상 최악을 기록하는 등 재정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반기업, 반시장 경제정책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세금은 23조 원가량 덜 걷힌 반면 선심성 퍼주기 정책 남발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정부 지출은 31조 원 이상 늘었다. 수해 복구에도 당장 큰 돈이 필요해 적자폭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2020년 8월 재정동향'을 보면 올해 1~6월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90조 원,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0조5000억 원으로 1~6월 기준으로는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은 줄어드는데 지출은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상반기 총수입은 226조 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20조1000억 원 줄었다. 세수는 132조9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조3000억 원 감소했다.
기업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법인세 수입이 13조5000억 원이나 줄었다. 반면 이 기간 총지출은 316조 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31조4000억 원이 늘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방만하게 재정 운용을 한 데다 코로나 19 사태로 각종 지원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3차례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현금을 마구 살포한 결과다.
올해 상반기 관리재정수지가 110조5000억 원 적자로 사상 최악을 기록하는 등 재정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런 가운데 홍수로 인한 4차 추경 편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런 속도로 가면 머지않아 국가 부채 비율은 45%를 돌파하고 국가 채무는 1000조 원을 넘어서게 될지도 모른다. 큰 정부를 지향하는 문재인 정부하에서 나라 곳간이 텅텅 비면서 재정절벽 현실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합재정수지는 재정 수입에서 지출을 뺀 것으로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볼 수 있는 기초 지표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의 수지를 제외한 것으로 정부의 순(純)재정상황을 보여준다.
올해 들어 매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문재인 정권 들어 재정 건전성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음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3일 3차 추경이 국회를 통과할 때 올해 국가 채무가 839조4000억 원(GDP의 43.5%)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작년 대비 5.5%인 110조6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런 전망은 벌써부터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국을 휩쓴 물난리로 4차 추경 편성이 가시화하고 있다. 기재부는 재정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들어 4차 추경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예비비가 2조 원대에 불과한데다 여야가 추경 편성에 공감하고 있어 추경 편성은 이미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속도로 가면 머지않아 국가 부채 비율은 45%를 돌파하고 국가 채무는 1000조 원을 넘어서게 될지도 모른다.
돈은 필요한 곳에 쓰야 한다. 문제는 문재인 정권 들어 폭주하듯 늘어난 나라 빚의 상당부분이 불요불급한 선심성 현금뿌리기로 낭비됐다는 점이다.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소득 하위 50%에게만 지급하려던 긴급재난지원금을 부자들에게도 마구 뿌린 것이 대표적 낭비 사례다. 별 효과도 없는 단기 일자리에 막대한 예산을 퍼붓고, 재해대비용 재난관리기금을 헐어 경쟁적으로 코로나 지원금으로 쓴 것 등 방만 운영 사례는 차고 넘친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옛 말처럼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당장 먹고 마시고 잔치할 때는 좋지만 농번기가 오면 낭패를 당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일해야 하는 농번기엔 '생산의 동력'인 소를 잡아먹은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된다.
문재인 정권은 큰 정부를 자처하며 올해 근 600조 원에 이르는 나랏돈을 쓸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방만하게 재정 운용을 계속하면 반드시 써야할 곳에 돈을 쓰지 못해 땅을 치며 후회할 수도 있다. 큰 정부일수록 더 꼼꼼히 살펴 국민이 낸 혈세가 허투루 쓰이지 않고 필요한 곳에 가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디어펜=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