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객이 드라이브스루로 갤럭시 노트20을 수령하고 있다. /사진=권가림 기자
[미디어펜=권가림 기자]SK텔레콤이 스마트폰을 햄버거, 커피처럼 '드라이브스루'로 수령받는 새로운 언택트(비대면) 마케팅 시대를 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볼 수 없었던 연예인 초청 행사까지 재개하며 올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마케팅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13일 갤럭시 노트20 언택트 마케팅 경쟁에 첫 테이프를 끊었다. 회사는 이날 서울 성동구 비트플렉스에서 개통 행사를 드라이브스루로 열었다.
갤노트20을 수령하기 위해 비교적 이른 시간인 오전 8시부터 T맵 택시 20대가 연달아 줄을 섰다. 마스크를 쓴 직원을 통해 단말기를 수령받은 시간은 50초 남짓. 고객이 차를 세운 후 갤노트20 픽업까지 직원과 대화한 내용은 "감사합니다"가 전부였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줄어들지 않고 있어 매장 방문이 아닌 고객들이 차량을 타고 스마트폰을 받는 방식을 택했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이처럼 SK텔레콤이 언택트 마케팅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5G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상반기 기대작이었던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량은 전작의 70%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전작 대비 20만원가량 비싸진 단말기와 달리 공시지원금(30만원)이 절반 가까이 줄은 탓이다.
전작인 갤럭시S10 시리즈는 출시된 지 47일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넘어선 바 있다. 이 때문에 하반기 출시하는 갤노트20은 이동통신사와 제조사, 유통점 모두에게 '동아줄'과도 같다.
연내 5G 가입자 1000만명 달성을 위해서도 갤노트20의 흥행은 중요하다. 5G 가입자는 6월 말 기준 737만명으로 전달 대비 49만명 늘었다.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SK텔레콤 갤럭시 노트20 개통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권가림 기자
이날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라졌던 연예인 초청 행사를 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통3사는 삼성전자 갤럭시S시리즈, 갤럭시노트시리즈 등 주요 플래그십폰이 출시될 때마다 사전 개통이 시작되는 당일 연예인과 고객 등을 초청해 개통 행사를 열고 홍보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객 대상의 행사를 잇따라 취소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5G 상용화 이후 홍보대사로 연을 이어왔던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를 비롯해 가수 송가인, 나태주 등을 앞세웠다. 엑스박스 게임 MVP 김유정은 콘솔로 연결한 클라우드 게임을 시연하기도 했다.
갤럭시 노트20 사전예약 고객 20여명이 T맵 택시 안에서 개통행사를 즐기고 있다. /사진=권가림 기자
사전예약자 20명은 주차장에서 라디오 주파수를 95.5MHz로 맞추고 박수 대신 경적을 울리며 행사를 즐기는 등 단말기 개통행사 이래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SK텔레콤이 갤노트20 언택트 마케팅에 방아쇠를 당기며 이통3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T는 이날 오후 8시 '비대면 라이브 토크쇼'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개그맨 박명수가 게스트로 참여한다.
LG유플러스는 '핑크 미 업'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 10명을 대상으로 사전 개통행사를 연다. 최근 개편한 U Shop의 실시간 라이브 쇼핑 등도 마케팅에 활용할 예정이다. 온라인 행사와 연예인 초청 등은 진행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불법보조금 과징금으로 고객에 높은 지원금을 안겨주며 유인하기 쉽지만은 않은 분위기"라며 "단말기 10대를 판매하면 9대에 대한 수익은 이통사가 가져가기 때문에 마케팅이라도 색다르게 해 고객 발길을 잡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들이 SK텔레콤의 갤럭시 노트20 개통행사를 T맵 택시 안에서 즐기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