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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근우, 기안84 사과문 비판 "여성 혐오적 통념 재현…본인의 시선 성찰하라"

2020-08-15 01:10 | 이동건 기자 | ldg@mediapen.com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위근우가 '복학왕'의 일부 장면으로 여혐 논란에 휩싸인 기안84의 사과문을 비판하고 나섰다.

칼럼니스트 위근우는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간만에 또 사과문 첨삭"이라는 글과 함께 기안84의 사과문 내용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먼저 위근우는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문장에 대해 "여성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담은 묘사로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고 해야 한다"며 "본인 잘못은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그리고 '심려'는 걱정인데 사람들은 화난 거지 걱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개그스럽게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하다가 귀여운 수달로 그렸다'는 문장에 대해 "여성이 능력 대신 성적 매력으로 편하게 일자리를 얻는다는 여성 혐오적인 통념을 그대로 재현했다"면서 "풍자는 약자가 아닌 부당한 위력을 행사하는 강자를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어필한다는 그 구상부터가 여성 혐오"라며 "본인의 시선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닌지 반성적으로 성찰하는 게 먼저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 방송 캡처



지난 11일 공개된 '광어인간 2화'에서는 봉지은이 기안그룹 인턴에 최종 합격해 일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문제가 된 장면은 봉지은이 배 위에 조개를 얹어 돌로 깨부수고, 이를 본 40대 노총각 팀장이 그의 정식 입사를 결정하는 내용이다. 이어진 장면에서는 팀장이 우기명에게 봉지은과 교제 사실을 털어놓고, 우기명이 "잤어요?"라며 두 사람의 성관계 여부를 묻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본 구독자들은 업무 능력 부족으로 퇴사 위기에 처했던 봉지은이 상사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진 뒤 입사한 것을 암시한다며 이는 여성 혐오라고 지적했다. 한편 창작자로서 표현의 자유라는 반론도 이어졌다.

이후 기안84는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다시금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지난 회차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개그스럽게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하다가 귀여운 수달로 그려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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