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 금융당국이 다음달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한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연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대출 지원의 부담이 이어지면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7월 2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한 음식점에서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과 조찬 간담회를 진행했다.(왼쪽 두 번째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금융위원회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다음달 말 종료되는 LCR 규제 완화 조치를 연장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LCR은 향후 30일간 예상되는 현금 유출액에 대한 고유동성 자산의 비율이다. 은행은 금융위기 등 위기상황에서 거액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에 대비해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을 보유하고 이 비율을 일정 수치 이상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지난 4월 국내은행들에게 적용되고 있는 LCR 규제를 6개월간 완화했다. 은행들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출 만기연장, 이자 상환유예 등의 금융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외화 LCR은 80% 이상에서 70% 이상으로, 통합 LCR은 100% 이상에서 85% 이상으로 낮아졌다.
이를 바탕으로 은행들은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펼쳤다. 특히 시중은행은 6월말 기준 신규대출, 대출만기연장 등 67만9000건에 대해 69조2000억원의 금융지원을 실시했다.
이에 시중은행의 LCR은 낮아졌다. 신한은행의 LCR은 1분기 106.35%에서 2분기 99.15%로 떨어졌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107.2%에서 97.8%로 낮아졌다. KB국민은행의 3월 말 LCR은 104.69%, 하나은행은 6월 말 103.39%로 집계됐다.
다음달 말 한시적 완화 조치가 끝나게 되면 은행은 LCR 규제를 맞추기 위해 대출을 줄이고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당국은 LCR 규제 완화 기간을 좀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지원 축소와 시장자금공금 위축과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LCR 규제 완화를 중단하면 은행들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LCR 규제 완화 조치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