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롯데호텔이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객실을 5만원에 한정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이 5만원은 아침 식사(조식)와 부가세, 봉사료를 포함한 가격이다. 국내 5성급 호텔 중 객실을 5만원에 판매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롯데호텔서울도 이런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한 적은 처음이다. 호텔업계가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성수기가 끝나는 9월에 예약률이 급감하면서 롯데호텔이 롯데호텔서울을 초저가에 판매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한편 5성급 호텔은 이미지가 중요해 객실 점유율이 낮더라도 평균가를 유지하는 편인데, 이번 롯데호텔서울의 5만원 판매는 롯데호텔의 현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는 중론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지난 18일 KB카드와 함께 롯데호텔서울과 롯데호텔울산을 최저 5만원에 판매했다. 대상은 KB카드 플래티늄 등급 이상 개인 신용카드 고객이다. 특히 이 5만원에는 클럽라운지 조식(2인)과 세금, 봉사료 등을 모두 포함한 가격이다.
지난 18일 KB카드가 자사 플래티늄 등급 이상 개인 신용카드 고객 대상으로 롯데호텔서울 객실을 최저 5만원에 판매했다.
롯데호텔서울은 150실 한정으로 메인타워 디럭스룸을 9월 평일(일~금) 기준 5만원에 판매했다. 9월 토요일 체크인은 7만원에 판매했다.
롯데호텔서울에서 럭셔리호텔을 지향하며 리뉴얼한 이그제큐티브타워도 9월 평일(일~금) 기준 21만원에 판매했고 토요일은 25만원에 내놨다. 게다가 이그제큐티브타워 예약에는 클럽라운지인 르살롱 라운지도 포함되어 있다. 르살롱 라운지가 포함된 객실은 조식과 라이트스낵, 애프터눈티, 해피아워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비록 신용카드사와 제휴했지만, 롯데호텔서울이 이런 파격가에 나온 것은 처음이다. 과거 롯데호텔서울은 신용카드사와 제휴 상품을 내놔도 주로 10만원대 후반에서 20만원대에 판매됐다. 신용카드사와 제휴한 상품은 신용카드사에서 일정 부분을 보존해 준다.
롯데호텔은 이그제큐티브타워를 오픈하면서도 가격 경쟁을 통해 고객을 모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호텔서울이 이런 초저가에 객실을 판매한 것은 코로나19로 성수기 이후 객실 예약률이 급감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호텔서울의 메인타워는 700실이 넘는다. 코로나19로 해외 관광객과 비즈니스고객이 끊긴 상황에서 해당 객실을 채우기는 버거운 상황이다. 호캉스족으로 채우기도 역부족이다. 특히 롯데호텔은 체인 호텔이 아니다 보니 충성 고객층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따라서 온라인 여행사(OTA), 신용카드사, 패키지 상품 등의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롯데호텔서울 객실 예약과 관계자는 "롯데호텔서울 메인타워 객실을 5만원에 판매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코로나19로 객실 예약이 부진하고 최근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예약 취소가 빈번하게 일어난 영향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롯데호텔 홍보팀 관계자는 "롯데호텔서울을 5만원에 판매한 건 처음 들어본다"라며 "판촉과에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후 회신이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호텔서울은 시내 중심가에 있다보니 비즈니스 고객이 많이 이용한 호텔이라 코로나19의 타격이 매우 컸다"라며 "객실이 700개가 넘어 객실을 채우기도 힘들고 호캉스족들이 선호할만한 요소도 많지 않고 체인 호텔도 아니다 보니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5성급 호텔은 이미지가 매우 중요해 객실 예약이 낮더라도 가격을 크게 떨어뜨리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5만원은 너무 낮은 금액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