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형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20'가 코로나19 재확산과 짠물 보조금으로 얼어붙은 스마트폰 시장을 뚫고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식 출시하는 갤럭시 노트20의 최고 공시지원금은 24만원 선이다. 전작인 갤노트10 출시 초기 공시지원금을 최대 45만원까지 책정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통사들은 한 통신사가 경쟁을 촉발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큰 폭의 공시지원금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위반으로 5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이동통신3사는 출혈 경쟁을 조심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뺨을 때리고 악수하자고 손을 내밀었는데 바로 뒤돌아 설 수 없다"며 "당분간 불법 보조금 살포는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반토막 난 공시지원금에 뽐뿌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암암리 올라오는 이른바 '성지 좌표' 게시글도 적어졌다. 성지는 보조금을 많이 주는 대리점을 뜻하는 말로 갤노트10 사전예약 기간에는 지원금 외 불법보조금이 횡행하면서 출고가 124만8500원인 일반 모델을 5만~15만원에 판매한다는 성지 좌표가 속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갤노트20가 출시되는 이날에는 짠물 지원금 탓에 오히려 공기계인 자급제 폰을 찾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갤노트20의 사전예약 물량의 16%는 자급제폰으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자급제폰이 10%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지원금 축소에도 갤노트20의 초기 판매 실적은 기대 이상이다. 예약 개통 첫날인 지난 14일 개통량은 25만8000여대로 역대 최다 개통량을 기록했던 갤럭시S8의 25만대를 넘었다. 갤노트10보다도 10% 높았다. 특히 갤노트20 울트라 미스틱 브론즈 모델이 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당 모델에 예약이 몰리자 예약자 개통 마감 기간을 기존 이달 20일에서 31일로 연장했다.
관건은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분위기다. 아직 스마트폰 시장에서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최근 수도권과 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300명을 웃돌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갤노트20 판매에도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5370만대를 기록하며 화웨이(5580만대)에 1위를 내줬다.
삼성전자는 초기 판매 주도권을 쥐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할 계획이다. 이날부터는 갤노트20 초기 구매자에게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플러스', 컨트롤러와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엑스박스 게임 패스 컨트롤러 패키지', 휴대용 프린터 '네모닉 미니' 등을 증정한다. 또 기존 사전 예약자에게 제공하던 유튜브 프리미엄 4개월 무료체험 서비스와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3개월 무료 구독권, 갤럭시 스토어 이용권을 함께 제공한다.
이통3사의 보조금 출혈 경쟁은 출시 초반 흥행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갤럭시S20 판매가 전작 대비 60~80%에 그치며 이통사와 대리점 등에게 갤노트20은 분위기 전환의 열쇠를 쥔 모델이기 때문이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