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5일 만에 249명에서 10일 만에 732명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의 21일 현황에 따르면 지난 12일 관련자 2명이 확진된 후 3명→14명→40명→190명→70명→138명→166명→53명→56명 등(오후 12시 기준) 계속해서 늘고 있다. 교회 관련 n차(추가전파) 확진자만 100명에 달한다.
일별 신규 확진자가 20일부터 다소 줄고 있어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와 정부는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뜻을 밝혀, 앞서 유사사례인 신천지예수교회(신천지) 사태를 감안하면 최대 수백억 원대 소송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19일 "법률 검토가 완료되면 교회와 교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고, 정세균 국무총리 또한 "적극 구상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섰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성북구 보건소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구상권은 타인의 빚(코로나 확진에 따른 치료비용 등)을 갚아준 이(서울시·정부)가 갚아준만큼 채무자(사랑제일교회)에게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권리다.
대구시의 경우 '막대한 치료비와 방역비용이 지출됐다'면서 신천지를 상대로 재난안전법을 기준으로 100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례도 마찬가지다.
구상권 청구 소송의 쟁점은 두가지로 좁혀진다.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측에게 코로나 방역과 관련해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교회 관련 역학조사의 연결고리-감염에 대한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는 점이다.
법조계 및 정부에 따르면, 명백한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확인되어야 한다는 점이 구상권 청구의 전제다. 정확한 역학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 밖에 없다.
과연 사랑제일교회가 허위명단을 제출해 방역을 방해했는지, 전 목사와 확진된 교인들이 자가격리 규정 등을 어겼나 등을 입증해서 혐의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
경찰은 21일 오후 8시 40분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정확히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규명하기 위한 자료 확보가 목적이다.
중대본은 코로나 역학조사를 위한 역학조사관 투입은 이날 자정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향후 가장 급선무는 정확한 명단 확보와 그에 따른 역학조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중대본부장은 21일 "추가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교회를 통해 전파됐을 것을 우려되는 감염병 의심자 명단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며 "현재 받은 명단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에서는 책임지는 자세로 정부 역학조사에 협력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