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소극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되레 재정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한국금융연구원 송민기 연구위원은 정기 간행물 '금융브리프'에 실린 '소극적인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따른 재정건전성 훼손 위험'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송 위원은 "재정건전성 지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규모의 비율"이라며 "경제가 충격을 받을 때 재정정책을 펼치지 않을 경우, 분모인 GDP가 작아지면서 국가채무 비율은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잠재 GDP의 영구적 감소를 상쇄시킬 수 있다면, 재정건전성은 무위(無爲)의 정책을 선택하는 경우보다 덜 악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의 경제적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유엔(UN) 인권이사회는 아이슬란드를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국민의 경제적 존엄성을 지킨 사례로 꼽는다는 것.
아이슬란드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의료와 교육 재정지출을 모두 GDP 대비 7% 내외 수준으로 유지하고, 사회적 보호를 위한 재정지출 규모를 2007년 GDP 대비 8.1%에서 2011년 11.6%까지 늘렸다.
이에 따라 빈곤율은 금융위기 발생 이전의 10% 수준을 유지했고, 자살이나 자해 시도 발생 건수의 증가도 나타나지 않았다.
송 위원은 "아이슬란드 사례는 유로존(유로화 사용지역) 재정위기 이후 긴축을 택한 국가들에서 실업률이 급상승하고, 자살률이 상승 반전한 사실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며 "아이슬란드는 재정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국가채무 비율은 당초 전망보다 낮았고, 최근에는 그 비율을 다시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낮췄다"고 소개했다.
그는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로나19 충격의 심각성이 정확하게 공유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재정정책 규모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더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에 따른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국민의 경제적 존엄성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