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3자연합, 경영권에만 군침…요원한 한진 경영정상화

2020-08-24 14:57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강성부 KCGI 대표·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사진=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KCGI·반도건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사모펀드 KCGI를 위시한 '한진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3자연합)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이들은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줄다리기를 하면서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경영 정상화가 아닌 경영권 확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등 3자연합은 지난 19일 기준 한진칼 지분 46.17%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대비 1.48% 늘어난 것이다. 조원태 회장 측은 우호지분을 모두 더해도 41.04%로 3자연합 측이 5.13% 더 많은 셈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3자연합은 최근 신주인수권(워런트) 공개 매수를 실시했다. 이를 전량 행사할 경우 조 회장 측 대비 6%p 앞선다는 평가다. 워런트란 정해진 가격에 발행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증권을 의미하는데 의결권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정기 주주총회에서 필요한 지분량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3자연합 측은 대비 차원에서 지분을 미리 더 사둔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3자연합은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한진칼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를 공모함에 따라 45%대의 지분이 희석될 것을 우려해 40만여주와 워런트 120만주 등 총 160만여주를 추가 확보했다.

이들이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는 새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24일 한진칼 지분 보유분을 담보로 200억원을 대출받았다. 약 3주일 뒤인 지난 16일 조 회장은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재차 200억원을 추가로 빌리는 등 총 400억원에 달하는 실탄을 마련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상속세 납부 차원에서 현금을 마련한 것이라는 분석도 돌고 있으나 3자연합에 맞서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현재 조 회장은 그룹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과 진에어 살리기에 매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두 항공 계열사들은 총합 1조2362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거나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양 진영이 지분 싸움 구도를 이어 나갈 경우 3자연합은 투자금 차익실현을 통한 주주 가치 제고라는 기본적인 목적 조차 달성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조 회장은 최악의 경우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경영권을 상실한 채 사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는 평이다.

때문에 양측이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싸움을 잠시 접어두고 경영 정상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현재 지분 스코어를 놓고 보면 조원태 회장 일가의 지배권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 명예교수는 "그러잖아도 상속세를 내다 보면 지분량이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해외 벌쳐 펀드들도 한진칼을 위시한 한진그룹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 전 부사장이 꼭 전략적 동반자인 KCGI와 유착관계를 가질 이유는 없다"며 "코로나19 시국에 따른 경영 상황과 기업가치를 생각한다면 조 회장과 사이를 회복하는 것이 좋은 방책"이라고 피력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