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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 본사 상경 집회…파업 수순 밟나?

2014-11-20 11:18 |

현대중공업 노조가 20년 만의 파업을 무기로 사측을 위협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3분기 3조2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노동조합이 19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계동에 위치한 현대사옥에서 상경집회를 열며 사실상 파업 수순에 들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집회로 무쟁의 방침도 20년 만에 깨졌다.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정병모 노조 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침울한 표정으로 노조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사진=정창규 기자

노조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기본급 중심 임금인상안 등 임단협 요구 즉각 수용 ▲사내하청·물량팀 정규직 전환 등 고용구조 개선 ▲중대재해 예방 특단의 대책 강구 ▲최대주주의 부실경영사태 책임 ▲성과중심 연봉제 도입 즉각 폐기 등을 요구했다.

이날 노조는 한 목소리로 “현대중공업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정몽준 최대주주는 구시대적 노사관행을 개혁하고 계열사업장 노동자들의 요구에 성실하게 답해야 한다”고 외쳤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개월간 50차례의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핵심 쟁점인 임금인상안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 측은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추가 ▲호봉승급분 2만3000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 50여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 그룹 3사 노조와 공동으로 통상임금 확대안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격려금 통상임금 100%(회사주식으로 지급)+300만원 ▲정기상여금 700% 통상임금에 포함(매월 50%씩·연말 100% 지급) ▲월차폐지안 철회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 출연 ▲노동조합 휴양소 건립기금 20억 출연 등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원들이 현대사옥 상경집회를 열고 경찰과 대치중이다./사진=정창규 기자

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대의원 파업을 이미 진행한 상태다. 앞서 지난 14일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주간 투쟁일정을 통해 20일에는 전 조합원이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갖고,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1시간 동안 잔업 거부에 들어간다.

이는 지난번 유보했던 부분파업의 전초격으로써 투쟁 수위를 높여간다는 성격이 짙다. 노조는 사측이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20~21일 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다음주 파업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사측으로서는 만약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하루 1030억원의 매출 손실과 160억원의 고정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사측은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파업만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사측 한 관계자는 "3분기까지 누적 수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에 그치는 상황에서 노조 파업으로 인해 기 수주한 물량의 생산까지 지연될 경우 지연 보상금으로 인한 현금손실을 비롯해 발주사들의 신뢰도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이 현대중공업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매수 규모는 각각 1719주, 1721주로 모두 4억 원어치다.

이번 주식 매수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최고경영진의 주식 매수는 회사 정상화와 주가 회복, 책임 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임원 31% 감축과 조직 통·폐합, 성과위주 연봉제 도입 등 강력한 구조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미디어펜=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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