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과 러시아에서 쇼트트랙 황제로 군림했던 빅토르 안(35·한국명 안현수)이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를 맡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다.
24일 연합뉴스는 빙상계 관계자 말을 인용해 빅토르 안이 최근 중국 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코치 제의를 받고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그는 최근 중국 대표팀이 있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로 출국해 자가 격리 중이며, 격리가 끝나고 나면 정식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중국이 빅토르 안을 대표팀 코치로 영입한 것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겨냥해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선태 감독을 지난해 이미 영입했고, 트레이닝 코치도 한국 출신으로 채웠다.
또한 빅토르 안이 가진 풍부한 기술과 노하우를 중국 대표팀에 전수해주기를 바라면서 그에게 수 년 전부터 러브콜을 보냈다. 빅토르 안은 현역 은퇴 후 러시아 빙상연맹으로부터도 지도자 제안을 받았지만 고사했는데, 이번 중국의 제안을 받고 고심 끝에 중국대표팀 코치를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빅토르 안은 러시아로 귀화하기 전 안현수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른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였다. '쇼트트랙의 황제'로 불린 그지만 2011년 국내 빙상계 파벌 논란에 휩싸였고, 무릎 부상으로 고생도 했다. 대표팀 복귀를 노렸던 그는 파벌 싸움을 극복하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한국 국적까지 포기하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해 또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러시아 귀화 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러시아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출전, 금메달 3개를 획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는 선수로서 마지막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고국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유종의 미를 거둔 뒤 은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스캔들에 연루돼 참가 자격을 박탈당함으로써 끝내 평창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후 빅토르 안은 은퇴와 현역 연장을 두고 고민을 해오다 지난 4월 공식 은퇴했다. 빅토르 안은 국내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고 싶어했지만 상황의 여의치 않아 중국행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