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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동결’ 성장률은 큰 폭으로 ‘하향조정’

2020-08-27 10:54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0%로 떨어지면서 실효하한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점 또한 기준금리를 동결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한은은 최근 국내외 여건변화 등을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0.2%에서 –1.3%로 1.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2.8%로 전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0.4%, 내년은 1.0%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한국은행

 

한은은 27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인 연 0.50%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지난 3월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빅컷’을 단행했다. 이후 5월 28일 0.25% 포인트로 기준금리를 또 한 차례 내리면서 기준금리는 통화정책이 유효한 금리 하한선인 실효하한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실효하한은 유동성 함정이나 자본유출 등을 고려한 기준금리의 하한선을 의미한다. 실효하한 밑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면 당초 금리인하로 기대했던 경기부양의 효과보다는 외국인의 자금이탈, 환율 불안 등 부작용이 커질 우려가 높아진다.

여기다 최근 과열된 부동산 시장도 기준금리 동결에 한몫했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푼 돈이 주식 및 부동산 자금으로 활용돼 현재 시장이 과열된 상태다. 이런 분위기에 비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데 부담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은은 이날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수정했다. 한은은 지난 5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분기 정점에 이르는 것을 전제로 하는 기본 시나리오 아래 성장률을 –0.2%로 발표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가 8월 중순 이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경제활동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주열 총재는 전날 24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대한 업무현황 보고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이 –1%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 내비친 바 있다. ‘성장률 전망이 –1%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 총재는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전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경기위축이 완화되는 모습이 이어졌으나 그 속도는 코로나19의 확산세 지속 등으로 다소 둔화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경기회복 기대가 유지되면서 주요국 주가가 상승한 가운데 미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각국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수출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었으나 민간소비의 개선 흐름이 약화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는 조정을 지속하였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계속 부진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의 회복 흐름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 등으로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0.2%)를 상당폭 하회하는 –1%대 초반 수준으로 예상되며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가격 오름세 확대, 석유류가격 하락폭 축소 등으로 0%대 초반으로 높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중반으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으로 상승하였다. 금년중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 지속, 수요측면에서의 낮은 물가상승압력 등으로 0%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축소 등에 힘입어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장기시장금리는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였으며, 주가는 큰 폭 상승하였다가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으로 반락하였다.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확대되었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를 이어갔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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