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배터리 특허를 둘러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공방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법원에서 LG화학이 승기를 잡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지식재산 전담재판부(63-3 민사부)는 이날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취하 청구를 각하하고, 손해배상청구는 기각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및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낸 특허침해 소송을 취하하지 않아도 되며, 손해배상금 지급 책임도 면하게 됐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부문 인력을 빼가고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ITC에 제소했으며, ITC는 올 2월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소송취하 청구가 법리적으로 보호할 이익이 없으며, 2014년 양사간 합의한 내용이 미국 특허에 대해 제소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 특허(KR 775310)에 대해 국내외에서 쟁송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LG화학이 동일한 미국 특허로 ITC에 제소한 것이 합의위반이라고 주장했으며, LG화학은 특허 독립 및 속지주의 등으로 반박해 왔다.
서울 광화문 SK서린빌딩(왼쪽)·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사진=각 사
LG화학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른 법적 분쟁에서도 SK이노베이션측 주장의 신뢰성에 상당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소송과 관련해 합의는 가능하나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주주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진행 중인 SRS®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2건 등 총 5건의 특허침해 소송에 끝까지 성실하게 임하겠다"면서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ITC와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 민사소송 등 핵심기술 보호를 위한 법적 절차를 끝까지 성실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014년 맺은 부제소합의는 10년간 쟁송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으나, LG화학이 5년 가량 지난 시점에서 일부 문구를 핑계삼아 문제제기하는 것은 무리하게 소송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론했다.
또한 "이번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상급심에 항소할 것"이라며 "이슈가 된 특허 KR310 - US517 특허의 관련성에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확인하고, 판결문을 분석해 항소 절차에서 적극 소명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