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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이후 6번째 개명, 통합당 보수당 아닌 중도당?

2020-09-01 16:17 | 손혜정 기자 | mllesonja25@naver.com
[미디어펜=손혜정 기자]미래통합당이 중도정당으로 탈바꿈을 모색하면서 새 당명도 '국민의힘'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색도 당명 교체에 따라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번엔 단색이 아닌 프랑스국기를 연상케 할 3색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통합당의 새 당명으로 공개된 '국민의힘'이 1일 의원총회를 통과했다. 이날 의총은 당명개정에 대한 당내 이견이 커 추가로 마련한 장이었지만 결국 '국민의힘'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로써 통합당은 사실상 '총선용'으로 통합·출범했던 '미래통합당' 간판을 6개월 여만에 내리게 됐으며, 1990년 민주자유당(민자당) 이래로는 6번째 개명을 앞두게 됐다.

김수민 통합당 홍보본부장이 지난달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당명 '국민의힘'을 브리핑하고 있다. 판넬에 '국민의힘' 배경에는 이른바 태극기 세력의 집회 결집 모습으로 보인다./사진=연합뉴스


민자당은 1990년 노태우 전 대통령을 필두로 한 민주정의당과 김영삼·김종필 총재가 이끌던 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이 합쳐져 탄생한 정당이다. 당시 김영삼 총재의 통민당 내 소수파는 합당에 반대하면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러나 민자당은 1995년 지방선거 참패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 등을 거치면서 '5공' 색채를 탈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5년 만에 당의 간판을 새로 정비했다. 김종필 총재가 민자당을 탈당한 것도 같은 해다.

민자당과 신한국당은 각각 1992년 대통령 후보 김영삼의 당선, 1996년 15대 총선 139석 확보 등 선전을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신한국당을 사실상 접수하면서 박정희 정권의 공화당과 전두환 정권의 민정당을 이어온 정통 보수 정당으로서의 색채도 이때부터 희석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승리의 기쁨'도 잠시, 15대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이회창을 중심으로 '친 이회창'과 '반 이회창'으로 내분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2년 만에 간판을 내리게 되면서 신한국당은 통합당 이전 가장 짧게 존속한 당명으로 기억되고 있다.

1997년 11월 21일,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와 조순 민주당 후보가 단일화를 전격 결정하면서 두 정당이 합당, 조순 당시 총재가 직접 작명한 '한나라당'으로 출범하게 됐다.

한나라당은 조순 총재가 '하나'란 뜻과 '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작명했으며, 한민족의 한(韓)의 의미까지 통해 중의적인 의미를 지닌 당명이다.

통합당 전신 정당 로고 변천사. (각 행 좌측부터)민주정의당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한나라당(구 로고) 한나라당(신 로고)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온갖 굴곡에도 15년 동안 존속해 87년 체제 이래 최장수 정당으로도 이름을 올렸던 한나라당은 2012년 이명박 정권 말기 급격한 여론 악화와 정권 재창출을 앞두고 '새누리당'으로 다시 새출발하게 됐다.

당색도 '보수 정당=파란색' 등식을 깨고 빨간색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 빨간색은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광고 카피로 유명한 조동원 홍보전문가가 당내 극심한 반대를 뚫고 밀어붙인 산물이다. 결과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2016년 말과 2017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맞아 간판 교체가 불가피해졌다. 이때 출범한 자유한국당도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범보수 합당'을 위해 현재 '미래통합당'으로 탈바꿈, 당색도 '밀레니엄 핑크'색으로 교체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번엔 과거 당명 교체에 따른 성과와 달리 '총선 참패'를 맛봐야 했다.

통합당은 내년 재보궐 선거와 2022년 대선을 목전에 두고 총선 참패로 얼룩진 당을 쇄신하고 정권 재창출에 사활을 걸었다. 이에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이른바 '태극기 세력'과도 결별 수순을 밟고 있으며 기존의 '진보 중도' 측이 사용하는 '국민'이라는 키워드를 포함해 '국민의힘'으로 새 당명 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이와 같이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종인 체제에서 당색이 이번엔 어떤 색으로 변경될 지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통합당 공보국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당색은 단색이 아닌 3색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면서 "당색은 로고와 함께 공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대략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도 "당색은 프랑스 국기처럼 3색으로" 제안하고 주호영 원내ㅐ대표도 "당색을 단색으로 하면 옷을 당 행사에서만 입게 된다. 어디서든 입고 다닐 수 있게 (다채로운) 색상을 만들어달라"고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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