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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김종인, 중도층 공략 위한 한판 승부

2020-09-01 11:45 | 조성완 기자 | csw44@naver.com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0년 가까운 인연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중도층을 두고 본격적인 힘겨루기를 시작한다. 그 무대는 1일부터 시작되는 21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다. 

중도를 향한 행보를 보이던 김 위원장은 급기야 극우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중도층에게 보다 더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대표 역시 국난을 극복하고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 정기국회를 시작으로 중도층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기본소득 도입, 민주화‧산업화 병기 등 정강‧정책 변경에 나서면서 꾸준히 진보의 이슈를 선점해 왔다. 보수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당 대표가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으며 호남의 민심을 다독였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사진=미래통합당

동시에 극우세력과는 선을 그었다. 극우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만 중도층 표심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새 당명 ‘국민의힘’에 포함된 ‘국민’ 역시 진보, 중도 정당에서 자주 활용한 키워드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께서 추진하고 있는 일이 잘하시는 일 같다. 정강·정책의 중도화, 일부에서는 좌클릭이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정강·정책과 거리가 가까워지고 겹치는 것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60.77%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친문계의 지지를 확인했다. 이제 대권을 위해서는 중도층의 표심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대선에서 중도층의 지지 없이 승리를 거둔 후보는 아무도 없었다. ‘보수의 상징’으로 탄탄한 지지층을 자랑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조차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며 중도 표심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 대표가 중도층을 생각한다면 이해찬 전 대표처럼 마냥 ‘강경 모드’를 유지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친문계와 중도층의 표심이 서로 상충할 수도 있다. 양측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고도의 줄타기가 필요하다. 자칫 줄이 끊어질 경우 대권가도에서 낙마할 수도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3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통합당은 이 대표에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에 나섰던 분들이 핵심-열혈 당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제1야당을 앞 다퉈 공격하는 상황에서, 진지한 협의가 불가능했다”면서 “여야가 본격적으로 머리를 맞댔으면 한다. 176석 정당의 횡포를 이 정도에서 중단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의 중도층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힘겨루기는 정기국회에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2차 재난지원금이다. 이 대표가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방안들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여당 내에서 명확하게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 여야 논의 과정에서 논쟁의 불씨를 남겨둔 것이다.

4차 추가경정예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의대 정원 확대 등 쟁점 현안을 놓고 치열한 논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에 따라 중도층 표심 공략을 위한 기선 제압의 성패가 갈리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월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만나 ‘협치’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의 취임 후 첫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앞으로 원만하게 정치가 잘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을 좀 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가 대표님 모신 게 햇수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긴 세월이었다. 늘 지도해주셨듯이 이번에는 더 많이 지도해주시기 바란다"고 낮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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