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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업무복귀하지만 '거부'한 국시는?

2020-09-07 17:04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부·더불어민주당과 대한의사협회(의협) 간 합의에도 의료대란은 끝나지 않았다.

복귀거부를 고수하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8일 오전 7시 업무복귀를 선언했지만 1인 시위를 진행할 방침이다.

특히 전국 40개 의대생들은 만장일치로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시험을 거부하기로 했다. 실제 접수 마감기한인 전날 밤 12시 집계 결과, 국시 응시율은 14%(3172명 중 446명 접수)에 불과하다.

업무복귀를 선언한 대전협 또한 7일 온라인대표자 회의에서 "2주 내 재시험을 치르거나 순차 연기되지 않으면 단체행동을 강하게 나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상황은 악화되어 가고 있다. '강대 강' 국면이다. 정부는 일정대로 국시를 8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의대생들 구제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따르면, 국시는 8일부터 11월 20일까지 74일간 서울 광진구 국시원 본관 실기시험센터에서 치러진다.

사진은 '전국의사 2차 총파업' 첫날인 지난 8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전공의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구제 방안과 관련해 이를 주관하는 국시원 이윤성 원장은 7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애초부터 응시를 희망하는 의대생들이 있는데 응시 거부자가 많다는 이유로 응시 기회를 박탈할 수는 없다"며 "추가시험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구제책을 논의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이 원장은 "(의대생들이) 시험을 보겠다고 하면 보건복지부에 건의할 수 있는데, 응시 거부 학생들을 상대로 추가시험이나 재시험을 거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당초 공지한 대로 8일 시험을 진행한다"며 "재신청을 다시 연장하거나 추가 접수는 없다. 그 이상은 법과 원칙에 대한 문제이고 국가시험은 의사국시뿐 아니라 수 많은 직종과 자격에 대해서도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손 반장은 이날 "필수 배치분야 중심으로 조정을 하면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의대 졸업자들이 바로 병역을 신청하는게 아니라 1년 인턴과정 후 신청하거나 4년 전공의 수련과정 후 신청하는 경우가 다수였고 의대 졸업생이 1년 늦춰진다고 병역자원에 차질이 생기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처럼 외부 변수로 인해 국시 미응시자가 대거 나왔고,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구제책이 나온 이전 사례는 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3년 한-약 분쟁에 휘말려 집단유급(전국 11개 한의대생 3900여명 중 3100여명 유급)이란 초유의 사태를 맞았던 한의대생들이 1994년 교육부 특별조치로 구제된 바 있다.

당시 한의대 본과 4년생 중 절반 이상이 1월 실시된 국시를 치지 못해 한의사 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교육부가 '해당 학교의 학칙 개정'이란 묘수를 내놔 풀었다.

이번 의료대란 사태는 향후 10년간 공공의대라는 명목으로 연간 400명씩 총 4000명의 의대생 정원을 늘리기로 한 정부 정책에 의사들이 반대해 일어난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의대생 구제 방안을 따로 마련하지 않을 경우, 의대생 한 학년의 90% 가까이가 고스란히 휴학 후 내년에 복학해 국시를 1년 뒤에나 칠 것이고 그렇게 될 경우 내년도 의대 신입생을 거의 못 받고 그 페널티로 2022학년도 의대 정원이 10% 감축될 것이라는 점이다.

당초 10년간 배출되는 의사 인원의 10%를 늘리겠다고 했던 정부 복안이 어그러지는 것은 물론이고, 1개 학년 가까이 되는 인원이 날라가고 그 다음년도 의대생 정원의 10%가 줄어들게 된다.

군의관 공보의 수급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자신 있어 하지만 최소 5배 이상 들어가게 되는 비용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위중한 생명을 다루는 소위 바이탈 전공과목의 경우 수련의 인원을 채우기 힘들어 기존 수련의 3~4년차들이 크게 흔들리고 중도 포기 후 다른 과로 전과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대전협 등 내일 당장 업무에 복귀하겠다는 전공의들은 물론이고 의협까지 의대생들의 구제 방안을 강력 요구하고 나섰다. 강경한 입장인 정부가 어떤 묘수를 낼지, 국시원이 구제 방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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