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훈 국제약품 대표이사 사장./사진=국제약품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오너 3세 경영 체제에 돌입한 국제약품과 일동제약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제품 호황기를 맞이한 국제약품은 상승기류를 탔지만, 라니티딘과 벨빅 판매 중단 사태로 매출이 급감한 일동제약은 탈출구 찾기에 급급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약품은 오너 3세인 남태훈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남 대표는 2017년 업계 최연소로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남 대표의 당시 나이는 만 34세였으며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경험이 부족하다며 우려를 표해왔다.
걱정과 다르게 국제약품의 최근 3년간 실적은 남 대표의 취임 후 오히려 상승세다. 최근 3년 간 연결기준 매출액은 1230억원, 1080억원, 1100억원으로 불규칙하지만 영업익은 25억, 32억, 5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올해 성적표도 기대된다.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국제약품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증가한 22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0% 증가한 금액이다.
이처럼 국제약품이 상승기류를 탈 수 있었던 이유는 남 대표의 남다른 사업 감각에 있다. 이 회사는 2018년 국내 제약사 최초로 5억원을 투자해 자체 마스크 생산 설비를 들인 바 있다. 당시 내부에서는 "제약사가 마스크 사업이 웬 말이냐"는 반대가 컸지만 남 대표의 추진력으로 사업을 단행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국제약품은 이듬해 3월부터 '메디마스크' 생산을 시작했다. 지난해까지는 잠잠하던 마스크 매출이 올해 들어선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눈에 띄게 급증했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마스크 판매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의 16%를 차지하는 110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지속적인 마스크 수요로 안동공장에 생산설비를 증설했으며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반면 일동제약은 국제약품과 상반된 분위기다.
이 회사는 현재 오너 3세인 윤웅섭 대표 경영 체제에 있다. 윤 대표는 2016년 일동제약의 단독 대표를 맡은 이후 연구개발 조직과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비용에 투자하는 등 신약 개발 주력 제약사로 변모하고 있다.
윤 대표가 체질개선을 시도하는 데 반해 실적은 하향세다. 일동제약은 2018년 기준 276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도 13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력제품 아로나민의 매출도 하락세다. 아로나민의 지난해 매출은 2018년 대비 % 하락한 600억원대를 기록했다. 성장세였던 위장약 '큐란'은 발암 유발 추정물질인 라니티딘 검출 사태로 판매가 중지됐다. 비만치료제 '벨빅'도 암 발생 위험률아 국내 시장에서 철수됐다.
진퇴양난에 빠진 윤 대표는 만성질환 관련 의약품 사업과 건강기능식품 등 컨슈머헬스케어 분야를 통해 실적 방어를 꽤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극히 드물고 2~4세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은 오랜 해외 생활로 쌓은 경험을 통해 제약사 내부 체질 개선을 빠르게 하고 있다"면서 "제약 산업이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인 만큼 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