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루마니아의 공관장회의에서 연설자로 초청돼 코로나19 대응을 설명하고, 미중 갈등 등 외교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날 화상회의에는 루마니아 주재 92개국 대사와 총영사 등 150여명의 공관장이 참석했다. 루마니아는 재외공관장회의에 외국 고위인사를 초청하는 관례가 있다. 올해에는 강 장관과 함께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미르체아제오아나 NATO 사무차장, 아란차 골잘레스 스페인 외교장관 등이 참석했다.
강 장관은 “지난 수십년간 국제평화와 번영의 근간이 됐던 다자주의의 위기가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보다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자주의 미래를 현실적이고 냉철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국제기구인 UN 개혁과 WHO 역할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국제무대에서 리더십이 약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국과 루마니아 같은 중견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강 장관은 “무역 분쟁으로 시작된 미중 갈등이 경제, 정치, 안보, 공중보건, 가치를 아우르는 경쟁으로 심화됐다며 미중 긴장 관계가 외교정책 입안자들에게 가장 큰 우려”라고 지적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루마니아의 공관장회의에 초청돼 연설하고 있다. 이날 화상회의에는 루마니아 주재 92개국 대사와 총영사 등 150여명의 공관장이 참석했다. 루마니아는 재외공관장회의에 외국 고위인사를 초청하는 관례가 있으며, 아시아 국가 외교장관이 초청된 것은 10여년만이다./외교부
그러면서 “한국이 미중 갈등 대응을 위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안보의 초석인 한미동맹은 물론 중국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미중 경쟁 심화와 미중 간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공간 축소로 이 일이 쉽지 않지만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성장하는 역량이 상당한 레버리지가 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 중국, 그리고 다른 이웃 국가들과 공통의 이해를 가진 분야를 견고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마니아의 아우레스쿠 장관은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있어 한국의 정책과 방법에 큰 영감을 받았다”며 강 장관 초청 이유를 밝혔다. 또 “아시아 국가 외교장관이 루마니아 재외공관장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지난 10여년만에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강 장관은 우리나라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증가했으나 우리의 3T(개방성‧투명성‧ᆞ혁신성) 역량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증가세 완화를 이루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강조하고, “3T 전략의 바탕에는 개방성, 투명성, 시민들의 참여와 혁신성이라는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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