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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3분기 실적 '그린라이트'여도 우려되는 이유는?

2020-09-10 12:01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들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쇼크에도 불구하고 3분기 호실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점이 주효했다. 단, 전통적 수익모델인 브로커리지 중심의 경영전략이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코로나19 쇼크를 걷어내고 호실적 행진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2분기에도 이들은 1분기의 부진을 완벽하게 씻어내고 반등을 시작했는데, 3분기에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최근 분석을 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현대차증권, KTB투자증권 등 8개 상장 증권사들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8997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작년과 비교해도 25% 증가한 수준의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48% 급증한 1조 2005억원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의 호실적 행진은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열풍에 기인한바 크다. 이는 증권업종의 수익성 제고가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 증가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뚜렷하게 확인된다.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의 실적이 특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키움증권은 개미 투자자들이 특히 많아 브로커리지 비중이 큰 증권사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자기자본 업계 1위인만큼 국내주식 비중도 높지만 최근 유행하고 있는 ‘해외주식’의 비중도 상당히 높은 회사다. 역시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다.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의 3분기 당기순익 추정치는 각각 1995억원, 1277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95% 늘어난 것이다. NH투자증권 역시 전년 대비 29% 증가한 1043억원, 삼성증권은 40% 급증한 1245억원의 순익이 전망된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 8월까지 3분기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27조 3000억원으로 2분기 21조9000억원 대비 증가했고 해외주식 거래 역시 전분기 보다 30.2% 늘어나는 등 급성장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 정 연구원은 “주가연계증권(ELS)의 경우 이익 기여도가 큰 조기상환의 규모가 여전히 미흡하고 상품이익 지표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2분기 반등했던 증권업의 실적은 하반기부터 둔화되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말은 증권사들이 지나치게 브로커리지 위주의 전통적 수익구조에 머물러 있을 경우 장기적 차원에서는 이익둔화 추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로 연결된다. ‘열풍’ 수준의 주식투자 붐이 잦아들면 그때 비로소 증권사들의 진짜 실력이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실사가 불가능해져 증권사들의 투자은행(IB) 부문에선 사업차질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새로운 수익모델의 대표격이던 IB 부문의 부진은 장기적인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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