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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우리사주, 사외이사 추천…‘노조추천 이사제’ 재시동

2020-09-10 12:07 | 이동은 기자 | deun_lee@naver.com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주주제안 사외이사 후보 2명을 이사회에 추천하고 ‘노조추천 이사제’를 다시 추진한다. 이에 노조추천 이사제가 기업은행, 캠코 등 다른 금융사로 확산될 가능성에 금융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노조추천 이사제가 현실화될 경우 노조의 경영 개입이 과도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1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사진=미디어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1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조합이 추천한 윤 교수와 류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의 전문가다. 

윤 교수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로 환경교육 협동과정, 글로벌환경경영 연합 전공, 과학철학 협동과정 등을 맡고 있다. 류 대표는 사회적책임투자·ESG·주주권행사 컨설팅 전문기업인 써스틴베스트를 이끌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에서 최고지도자 및 주요 요직을 맡아왔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KB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은 대부분 경영학, 법학 전공가로 ESG 관련 전문가가 없다”며 “ESG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과 ESG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책임 이행 노력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합 측에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근거는 상법과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규정된 소수주주권 행사다. 우리사주조합는 KB금융의 지분 약 1.2%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KB금융 우리사주조합과 노조는 2017년부터 세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지난해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지난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도 노조추천 이사제를 추진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이처럼 노조추천 이사제가 지속적으로 추진되면서 금융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조의 경영 개입이 과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인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임명됐으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이사회에 노동이사제 도입을 내용으로 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노동이사제는 노조추천 이사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제도로 노동자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번에 추천한 후보들은 ESG를 오랫동안 연구하고 실천해온 전문가들이다”며 “사외이사를 추천한 것은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우리사주조합에서 소수주주권을 통해 사외이사를 추천했지만 사실상 노조추천 이사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며 “노조추천 이사제가 도입될 경우 이사회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워지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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