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왼쪽)과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카카오게임즈가 일반 공모주 청약의 새 역사를 쓰며 증권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다만 퍼블리싱에 치우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야 중장기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시가총액(4조5680억원)은 상장 게임사 중 엔씨소프트, 넷마블을 잇는 3위권 규모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총 순위로는 5위를 기록하는 등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후의 주가 흐름이라는 게 업계 전반적인 평가다. 특히 게임산업은 흥행 변수가 큰 만큼 개발력 강화가 중장기 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퍼블리싱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퍼블리싱 매출 비중은 60%인 반면 자체 개발은 20%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그동안 퍼블리싱 사업을 중심으로 회사를 확장해왔다. '검은사막(펄어비스 개발), '배틀그라운드'(펍지 개발)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이 게임들은 카카오게임즈가 퍼플리싱을 맡고 있다. 올해 출시작만 하더라도 퍼블리싱 게임이 대부분이다. 지난 7월 출시한 '가디언테일즈'(콩 스튜디오 개발)를 비롯해 올해 하반기 출시작 '엘리온'(크래프톤 제작) 등이 있다.
통상 퍼블리셔와 개발사 간 수익 분배 구조는 5:5다. 여기에 퍼블리셔는 개발사와 달리 마케팅, 운영 등 게임 서비스 관련 비용도 부담해야 해 남는 몫이 상대적으로 적다. 개발과 퍼블리싱을 동시에 하는 경쟁사들의 영업이익률이 30~40%인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10% 안팎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
가디언 테일즈 이미지.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최근 국내 시장은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PC 게임 외에 모바일 게임에 재진출하거나 콘솔 게임 개발, 상위 게임 매출 집중화 등의 현상이 뚜렷하다. 중화권 게임도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데 퍼블리싱 사업만으로는 신작 라인업 확보에 한계가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도 노리고 있지만 이 역시 자체 IP 게임을 개발해야 가시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이러한 한계만 해결하면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에 이르는 게임사로 올라설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후 확보한 실탄 5700억원으로 자체제작 게임 개발이나 대규모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3월 개발사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고 유망 개발사인 세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에 1410억원을 베팅하는 등 자체 개발 능력 강화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라는 브랜드가 있지만 자체 게임 IP가 없다면 지속 사업에 한계가 발생할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개발사에 투자하고 M&A를 하느냐에 따라 중견 게임사에 머물지, 3N 기업 가치와 어깨를 나란히 할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