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공사비 1조원 규모의 부산 대형 정비사업지 대연8구역 수주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공동도급)과 포스코건설의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컨소시엄과 단독 응찰 사이에서 조합원들의 셈법이 분주한 모양새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 남구 대연동 1173번지 일대에 아파트 3530가구를 짓는 대규모 사업이다. 공사비가 8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올해 하반기 최대 정비사업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대연8구역은 2006년 추진위 승인 이후 토지 등 소유자 간 갈등으로 조합설립에 난항을 겪다가 2020년 일몰제를 앞두고 사업 진행이 급물살을 탔다. 지난달 11일 입찰공고, 21일 현장 설명회를 개최했고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총 출동했다. 하지만 수주전은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과 포스코건설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대연8구역 전경./사진=대연8주택재개발추진위원회
◆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 시너지 효과…서금사촉진구역서 입증
우선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은 대연구역 일대 지역 도시정비사업 경험이 있는데다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은 오랜 기간 동안 대연8구역 수주를 위해 연구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랜드마크 단지 건립하기 위한 해외설계 SMDP와의 협업을 강조하고 있어 조합원의 관심을 끈다.
미국 디자인그룹인 SMDP는 서울숲 아크로포레스트,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등 다년간 최고의 입지에 랜드마크로 인정받는 아파트 설계를 담당했다. 부산에서는 남천 삼익비치 재건축, 시민공원 촉진 3구역 재개발 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도 단독 입찰을 고려했지만 포스코건설이 막판에 수주전에 참여하면서 대형건설사 간의 맞대결 구도상 출혈을 피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은 지난 2018년 부산 금정구 부곡동 서금사촉진A구역에서 손잡고 SK건설을 누르고 시공권을 따낸 이력이 있다.
당시 해당 컨소시엄은 대안·특화설계를 통한 10대 특화, 일반분양가 대비 조합분양가 30% 차등, 조합원 분담금 입주시 100%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캐슬' 주택브랜드 인지도와 '아이파크'의 장점을 살려 시너리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컨소시엄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조합원은 "단독 브랜드에 대한 높은 선호도가 집값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고, 하자 대응 측면에서도 단독 시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 단독 입찰 포스코건설, 부산 터줏대감으로 '엘시티 더샵' 통해 인지도 높여
포스코건설은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 단독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통상 시공 리스크를 나눠지는 컨소시엄 사업에 비해 단독 시공은 시공 외에 재무적 부담이 크지만 전체 아파트 품질이 균일하면서도 포스코건설만의 특화설계와 주거편의를 오롯이 조합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단독 입찰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건설이 대연8구역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부산에서는 엘시티에 이어 두 번째 랜드마크 성격의 단지를 세우는 셈이다. 정비사업 수주 '1조 클럽'에도 가입하게 되는 중요한 사업지로 꼽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8일 강동 둔촌삼익빌라 재건축(587억 원) 수주를 포함해 현재까지 전국 7개 사업장에서 8716억 원의 신규수주고를 쌓았다.
이와 함께 포스코건설은 최근 서울 강남의 한복판인 신반포 18차와 21차, 그리고 가락현대 5차 등 강남권에서 연이어 사업을 따내 이번에 서울 강남의 품격을 부산 대연 8구역에서 고스란히 재현할 방침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2년 '더샵 센텀파크(3750가구)'를 시작으로 부산에만 2만8000여 가구를 공급했고 1조4000억원 규모의 부산 최고층 주상복합건물 '엘시티 더샵(101층)'을 성공적으로 준공하면서 더샵은 부산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택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대다수 조합원들에게 가장 유리하고 혜택이 많은 단독입찰을 결정한 만큼, 조합원 분들께서 포스코건설의 의지와 진정성을 알아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매출이익률을 낮게 책정한 만큼 품질은 물론 회사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결집해 부산 최고의 명품 주거단지로 탈바꿈시키고,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사명감을 더해 지역내 랜드마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의 시너지는 앞서 '부산 서금사촉진A구역'을 통해 입증된 바 있고, 포스코건설은 부산에서의 터줏대감 역할인 만큼 인지도를 그동안 많이 쌓아왔기 때문에 수주전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 것"이라며 "정비사업 수주 물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데다 부산 주요 정비사업 수주에 따라 하반기 실적이 판가름 날 수 있어 해당 수주전도 진흙탕 싸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