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가 8·4 공급대책 이후 1개월여가 지난 현재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과도한 규제로 여기저기서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하는 등 전국의 부동산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도 정부만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지난 8일 ‘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시 제 모두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정부에 유리한 통계만 제시했다고 보도돼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또 “다양한 지표들을 입체적으로 종합해서 판단해본다면 ‘8·4 공급대책’ 이후 1개월 정도가 지난 현재 나름의 성과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당시 모두발언에서 서초구 반포자이, 송파구 리센츠,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노원구 불암현대 아파트 등 서울 주요지역 4곳의 아파트 실거래가가 최대 4억원까지 하락한 사례를 제시했다가 언론으로부터 “친족 간 거래 등 특수 사례를 입맛대로 골라 발표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다섯개의 지표를 제시했다”며 가격지수, 실거래통계, 매매심리지수, 거래량, 빅데이터 분석 5개 지표 분석 내용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홍 부총리는 우선 가격지수에 대해 “8월 다섯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의 경우 2주 연속 0.01%, 강남4구는 4주 연속 오름세가 멈췄고, 전세가격 상승세도 둔화 흐름”이라고 했고, 실거래 통계에 대해서는 “최근 통계 확인 결과 가격상승 사례도 있지만, 상당지역에서 가격이 하락한 거래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전체 매매가격지수에서 보합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포자이 4억 하락, 마래푸 3억 하락 등 사례를 언급한 배경에 대해서는 “가격이 하락한 실거래 사례가 있다는 점을 국민과 시장에 알려드리기 위한 예시에 해당한다”고 항변했다.
이어 “매매심리지수는 과열 양상을 보이던 서울·수도권의 매수 심리가 8월 들어 균형치인 100으로 근접하며 관망세로 돌아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거래량은 최근 법인이 보유하던 아파트 매물이 늘고 있고 최근까지 많이 증가한 등록임대주택도 연말까지 46만8000호가 자동 말소돼 상당수가 시장에 매물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끝으로 “빅데이터 분석은 공식 통계에서 나타나지 않는 시장 분위기 파악에 유용한 통계로 최근 일반 국민과 시장 참여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가 점차 둔화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의 발언으로 미루어볼 때 정부는 8·4 공급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이 점차 안정돼 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잇따른 규제로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음에도 정부만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지금 시장에서는 정부의 공급대책도 신뢰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개발 대상 지역에서는 토지 보상 협의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는데 사전 청약 이야기부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수도권의 집값이 과열되기 시작한 시점이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한 이후부터다”면서 “시장에서는 집값 폭등, 전셋값 과열, 매물 부족 등으로 실수요자들이 아우성을 하고 있는데 정부는 눈 감고 귀 닫은 채 자신들의 정책 성과를 생색내기에만 급급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