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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한 이닝 9점-10점…롯데가 잘 치는 건지, 삼성이 못 던지는 건지

2020-09-12 07:54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10,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는 이틀 연속 한 이닝 대량 득-실점 사태가 벌어졌다. 모두 롯데가 대량 득점하고, 삼성이 대량 실점하면서 롯데는 2연전을 모두 이겼다.

10일 경기에서는 7회말 롯데의 경사 및 삼성의 참사가 있었다. 4-8로 뒤지고 있던 롯데가 이병규의 안타를 시작으로 무려 14명의 타자가 들어서며 8안타 3볼넷을 묶어 대거 9점이나 뽑아냈다. '빅빅이닝'을 기록한 롯데는 13-8로 역전승했다.

11일에도 비슷한 일이 또 벌어졌다. 이번에는 4회말이었다. 1-3으로 뒤지던 롯데가 8안타 2볼넷을 묶어 무려 10점이나 몰아냈다. 안치홍의 만루홈런도 포함돼 있었다. 한 이닝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롯데는 결국 12-4로 대승을 거뒀다.

롯데 안치홍이 만루홈런을 날리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물론 대량득점은 롯데 타자들이 잘 쳤기 때문이다. 두 번의 빅이닝 모두 8안타를 집중시켰다. 한 경기에 한 팀이 평균적으로 때릴 안타를 한 이닝에 쏟아부었으니 대량 득점을 한 것은 당연했다. 야구는 분위기를 타는 경우가 많고 타선은 동료들의 활약에 덩달아 달궈지기도 해 이런 빅이닝이 이따금 나오곤 한다.

문제는 삼성 마운드다. 10일 경기는 경기 후반 승부처인 7회말에 참사를 당했다. 8-4 리드 상황에서 롯데의 추격 기미가 보이자 삼성은 불펜 필승조를 가동했다. 하지만 믿었던 영건 최지광과 김윤수가 잇따라 무너졌고 베테랑 장필준도 불을 끄지 못해 합작 9실점하고 말았다.

11일 경기는 전날 참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일찍 꺼내든 우규민 카드가 오히려 화를 불렀다. 불펜데이였던 삼성은 선발 이상민을 2회까지 던지게 하고(2이닝 1실점), 3회부터는 불펜의 '믿을맨' 우규민을 투입했다. 그런데 3회를 잘 막은 우규민이 4회 들어 난타를 당하며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7안타 1볼넷을 내주고 완전히 무너졌다. 긴급 구원 등판한 노성호가 볼넷으로 만루를 채운 뒤 안치홍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삼성은 4회에만 10실점하는 굴욕을 당했다.

삼성은 상대적으로 약한 선발진을 탄탄한 불펜이 뒷받침하는 팀이었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든든한 우규민이 있고, 돌아온 마무리 오승환, 전역 후 복귀한 심창민 등으로 남부럽잖은 불펜진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롯데를 만나 이틀 연속 한 이닝 대량실점하며 불펜 붕괴 조짐을 보였다. 8위 삼성은 7위 롯데를 따라잡는 것이 급선무인데, 맞대결 2연전을 모두 내주며 승차가 7게임으로 벌어져 추격이 힘들게 됐다.

삼성 불펜이 갑자기 집단 슬럼프에 빠진 것인지, 롯데 타선이 한꺼번에 불타오른 것인지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당일 양 팀 분위기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롯데는 연속 대량 득점을 상승세로 이어가 중위권 추격에 속도를 내야 하고, 삼성은 무너진 불펜을 수습하고 안정화시키는 것부터 집중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점. 이틀 연속 삼성을 한 이닝 대량득점으로 울렸던 롯데가 불과 며칠 전인 지난 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는 1회 10실점하며 한 이닝 두자릿수 실점의 쓴맛을 봤다는 것. 롯데가 NC에게 맞은 뺨을 삼성을 만나 화풀이를 한 셈이 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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