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KDI "햇살론만으론 저신용자 장기 채무구조 개선 기대난"

2020-09-15 13:21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햇살론.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KB금융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저금리 정책서민금융상품의 단순 공급만으로는 저신용자들의 장기적인 채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용자들의 현금서비스와 같은 고금리 대출액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되지 않았으며, 대출자가 이후 다시 고금리 대출을 늘리는 행태를 방지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5일 이런 내용의 오윤해 연구위원이 작성한 '정책서민금융상품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향'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이용자들이 현금서비스와 같은 고금리 대출을 줄이는 긍정적 효과는 단기적으로만 유지됐으며, 이후에는 미이용자들보다 고금리 대출을 더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서비스 잔액의 감소 효과는 정책서민금융 대출 1년 후에는 사라졌고, 새희망홀씨 이용자들은 대출 2년 후에는 현금서비스를 미이용자보다 오히려 더 많이 사용했다.

제도권 금융사 중 금리가 가장 높은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을 분석한 결과를 보더라도, 새희망홀씨 이용자들은 미이용자에 비해 대출 직후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을 유의미하게 줄였으나 저축은행 고금리대출 잔액이 감소하는 효과 역시 단기적으로만 나타났다.

햇살론 대출자들은 6개월 이후부터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을 증가시키기 시작, 대출 2년 후에는 미이용자보다 더 많은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었고, 새희망홀씨 이용자들도 대출 2년 이후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을 크게 증가시켰다.

또 저금리 정책서민금융상품이 이용자들의 채무구조를 개선, 이들의 채무조정 신청·이용 확률을 감소시키기보다 채무조정 시기를 지연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이용자 모두 미이용자에 비해 대출시점부터 1년 후까지는 채무조정 신청 확률이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나, 햇살론 이용자의 채무조정 신청 확률은 대출 2년 후에는 미이용자보다 오히려 더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정책서민금융 상품 공급 확대보다 서민 신용관리교육으로 이용자의 신용 개선을 지원하고 신용 상담을 통해 과다 채무자를 채무조정제도로 안내하는 등, 정책서민금융상품 운영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위원은 "국내 서민금융 시장의 제도와 환경 변화를 감안할 때 정책서민금융상품의 공급 규모와 역할을 줄이고 민간서민금융시장 육성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대출기관의 사전심사와 사후관리 기능을 높이기 위해, 현재 90~100%로 설정된 '햇살론'의 보증비율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충격 진정 이후 5~10%포인트 낮춰, 출시 당시 85% 수준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 연구위원은 "85%의 낮은 보증비율이 적용된 햇살론 대출자들의 대위변제 발생과 채무조정제도 신청 확률이 95%의 보증비율이 적용된 채무자보다 각각 31%포인트, 17%포인트 더 낮았다"며 "보증비율이 너무 높으면 대출기관의 심사·관리 기능이 약화될 우려가 있어, 보증비율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출횟수는 여러번 나눠 대출받는 것이 대위변제 발생 방지에 효과적이었다"며 "정책자금을 대출한도 내에서 500만원 등과 같이 소액으로 나눠 여러 차례 걸쳐 이용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