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주식시장 유동성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10억원이상의 고액자산을 굴리는 중요 고객들(VIP)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은 단순히 이들에게 투자 상품을 판매하는 차원을 넘어 전반적인 자산관리, 심지어 가업승계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자산관리(WM) 시스템이 점점 더 세분화‧전문화 되고 있다. 국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열풍’ 수준으로 주식시장에 유입된 상황에서 고객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는 모양새다.
그 중에서도 10억원이상의 돈을 굴리는 고액 자산가들에 대한 마케팅이 두드러진다. 최근 들어 이들의 자금 이동이 점점 더 빨라지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증권사들 역시 고객들 개개인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영업 중인 주요 증권사들은 대부분 고액 자산가 자산관리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이 분야가 단순한 자산관리 수준을 넘어선 통합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먼저 두드러진 움직임을 나타낸 것은 삼성증권이다. 이들은 작년에 30억원 이상의 자산을 굴리는 ‘초고액자산가’ 전담 서비스인 SNI(삼성&인베스트먼트)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SNI 서비스는 이미 지난 10년간 운영된 대표적인 VIP 서비스다.
올해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져 지난 7월 패밀리오피스 사무국을 신설했다. 초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10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고객들을 위해서는 투자 파트너형 ‘멀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고액자산가들을 잡기 위해서는 ‘전담팀’이 필수적으로 붙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고객 개개인에게 특화된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하나의 팀이 움직이는 것이다. 이들은 상품 담당자, 세무·부동산 등 분야별로 나뉘어 자산관리 컨설턴트에 나선다.
다른 증권사들도 VIP들을 위한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추세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0일 예탁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기존 VIP 서비스 브랜드 ‘오블리제 클럽’을 ‘미래에셋세이지클럽’으로 새롭게 론칭했다. 고객 개개인에게 맞춰진 글로벌 자산관리 솔루션은 물론 가업 상속‧증여 플래닝까지 제공된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관리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트루 프렌드 컨시어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법률‧세무 분야를 포함한 포괄적인 맞춤형 서비스가 특징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고객을 위한 전담조직 ‘GWM(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 전략담당’을 신설했다.
KB증권, NH투자증권 등도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통상 증권사들이 분류하는 VIP의 기준은 ‘자산 10억원’이다. 물론 최근에는 VIP 서비스 안에서도 자산 30억원‧100억원 등 VVIP 서비스가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다. 단순한 자산관리를 넘어서 세무‧가업승계‧노후 대비 등 인생 전반에 걸친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점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이와 같은 ‘슈퍼리치 전용 서비스’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서 VIP 고객들은 단 1명이라 해도 ‘큰손’이기 때문에 전담팀이 붙어서 관리를 하게 된다”면서 “투자의 판이 계속 커지면서 점점 더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