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불교계는 코로나 초기부터 앞장서 방역을 실천해 줬다"면서 "중생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는 불교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불교계 지도자와의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불교계의 선제적 방역 협조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불교가 실천해온 자비와 상생의 정신은 오랜 시간 국민의 심성으로 녹아있다. 코로나에 맞서면서 우리는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더 절실히 깨닫게 됐고, 이웃을 아끼고 보듬는 마음을 K-방역의 근간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불교계가 그동안 법회를 비롯한 모든 행사를 중단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5월에는 1000년 넘게 이어온 연등회마저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1980년 5월, 계엄령 때문에 열리지 못한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다. 오는 12월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여부를 앞두고 내린 용단이었기에 고마움과 함께 안타까움도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인들이 우리 불교 정신과 문화의 참된 가치를 더욱 깊이 알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 유네스코 등재를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 불교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
문 대통령은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법회 중단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불교계의 어려움도 매우 클 것"이라며 "이달 24일 처음으로 열리는 '정부-종교계 코로나19 대응 협의체'에서 방역과 종교 활동 병행 방안을 비롯한 다양한 해법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의 결실인 9.19 평양선언 2주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것과 관련해 "만남과 대화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저는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평화의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8000만 우리 민족과 전 세계에 선언했다. 불교계는 남북 정상회담 앞두고 한반도 평화 안정을 기원하는 법회를 열어줬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기도를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는 1700년간 이 땅의 고난을 이겨내는 힘이 됐다"며 "호국과 독립, 민주와 평화의 길을 가는 국민들 곁에 언제가 불교가 있었다. 남북 교류의 길을 열고, 한반도 평화의 길을 앞당기는 데 불교계가 항상 함께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참석자를 대표해 인사말을 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이자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인 원행 스님은 "우직한 사람이 한 우물을 파서 크게 성공한다는 우공이산이라는 말이 있다"며 "대통령과 사회 지도자, 불교계가 대중에게 더 낮은 자세로 보살행을 실천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간담회에 참석한 스님들은 "상생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나라의 발전을 잘 이끌어주길 기원하겠다" 등을 언급했고, 한 스님은 "대통령의 성공은 보좌하는 사람에게 달렸다"며 보좌진들이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