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21일 만난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대사는 “남북의 독자적 대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북 교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쿨릭 대사는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하고, 러시아는 적극적으로 역할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중국과 로드맵을 짠 적이 있는데 단기적인 해결 방법은 일단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입장은 대북 제재를 일단 해제하는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의 국제 제재가 아니라면 미국 또는 한국의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남북대화를 진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쿨릭 대사의 발언에 앞서 이인영 장관은 “아쉽게도 한반도 상황은 여전히 갈 길이 많이 남아 있어 보인다”며 “지난주 평양공동선언 2주년을 계기로 취임 후 처음으로 판문점을 방문했다. 가까웠던 남북의 시간이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한데 대해 매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동시에 판문점에서 무장을 내려놓은 남북의 군인들과 두 정상이 심어놓은 나무의 뿌리가 내려진 것을 보면서 분단의 공간 여기저기에 평화를 위한 그간의 노력과 의미가 새겨져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 저는 그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신뢰와 믿음을 위해 합의한 것을 이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남북선언 이행을 위해서 남북이 당장할 수 있는 인도분야와 교류협력 분야의 작은 접근부터 진척시켜 나가려 한다. 작은 접근을 위한 일관된 노력은 믿음과 신뢰의 시간으로 다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 과정에서 국제사회 협력 특히 러시아의 협력은 필수적으로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정부는 신북방정책을 통해서 유라시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하며 ‘나인 브릿지’ 통해 러시아 협력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철도, 가스, 관광특구 등 여러 사업은 남북 협력과도 직결돼 있다. 남‧북‧러 3각 협력은 북동 시베리아 지역 유라시아 대륙의 평화 공동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과업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연해주와 모스크바를 거쳐서 유럽까지 이어질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면서 동북아시아 나아가 유라시아 대륙에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과정에서 한국과 러시아가 더욱 적극 협력해 나갈 수 있길 희망한다”면서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러시아가 보여준 그간의 우정과 연대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한반도 평화에 러시아의 건설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쿨릭 대사는 이날 “러시아에 있어서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매우 중요한 국가”라며 “최대한 30년동안 해온 성과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두 나라 관계의 발전이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