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으로 지정된 광화문 앞 '의정부지'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서울 광화문 앞에 있는 조선시대 최고의 행정관청인 '의정부'의 터(의정부지, 議政府址)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이 됐다.
문화재청은 서울 세종로 '의정부지'와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영토 확장 각축장이었던 경남의 '거창 거열산성(居列山城)'을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적 제558호 의정부지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4번 발굴조사가 진행돼, 의정부 주요 건물 3채의 위치와 규모가 확인됐다.
삼정승의 근무처였던 '정본당'을 중심으로 양옆에 '협선당'(종1품·정2품 근무처)과 '석획당'(재상들의 거처)이 나란히 배치된 형태로, 후원에 있던 연지(연못)와 정자, 우물의 흔적도 발굴됐다.
의정부는 조선시대 최고의 중앙 행정관청으로 벼슬아치를 통솔하고 국정을 다루는 역할을 했으며, 건국 초기인 14세기 말 궁궐 앞에 도평의사사(의정부의 전신)가 들어선 이래, 조선 시대를 통틀어 본래의 자리를 지킨 유일한 관청이었다.
의정부는 임진왜란 때 화재로 건물이 훼손됐다가, 흥선대원군 집권 후 1865년 경복궁과 함께 재건됐고, 이후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도시화를 거치면서 역사적 경관이 대부분 훼손됐다.
의정부 터에는 지난 1997년부터 서울시가 공원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으로 사용해왔다.
사적 제559호로 함께 지정된 거창 거열산성은 문헌 기록에서 확인되는 거창지역 삼국시대 산성 중 최대 규모다.
거열산성은 삼국시대에 축성된 1차성과 통일신라시대에 증축된 2차성으로 이뤄져 있으며, 원래 1차성의 둘레 길이는 약 418m, 2차성의 둘레는 약 897m였지만, 현재 전체 산성 길이는 약 1115m이다.
문화재청은 1차성은 6세기 중엽 신라가 백제 방면으로 진출하면서 축조한 산성으로, 663년에 백제부흥운동군 700명이 전사한 거열성(居列城)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서쪽 계곡에 조성된 1차성의 집수시설(성내에 물을 모으는 시설)과 동쪽 계곡의 2차성 집수시설은 축조 방법과 구조 등에서 차이가 있어, 축성기법의 변화는 물론 토목공법 복원, 물 이용 관련 역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