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지난달 말 한국에 입국해 한 달 동안 한국에 머물고 있는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회장이 카카오뱅크, 비바리퍼블리카, NHN페이코 등 한국 핀테크 기업 수장들과 연달아 만나고 있다. 국내 핀테크·디지털 금융 현장을 직접 살피며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윈터스 회장은 지난 9일 금융권 취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위한 커리어 멘토링에 참여했다./사진=SC제일은행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입국한 윈터스 회장이 금융당국·핀테크 기업과 미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윈터스 회장은 고객·임직원들과 소통하고 한국의 디지털 인프라와 핀테크 산업 현장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입국한 직후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2주 동안 외부 일정을 최소화했다. 외부 미팅 대신 윈터스 회장은 금융권 취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위한 커리어 멘토링에 참여했다.
윈터스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비대면 커리어 멘토링에서 대학생들에게 “미래 금융인을 꿈꾼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소셜 파이낸스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환경 오염 문제나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금융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후 공식적인 첫 미팅으로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을 방문해 윤석헌 금감원장을 만났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배석한 가운데 윈터스 회장은 윤 원장과 브렉시트,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기 영향, 전세계 핀테크 시장 동향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만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과 카카오뱅크의 노하우에 대해 논의했다. SC그룹은 올해 초 홍콩에서 65.1%의 지분을 투자해 인터넷은행 ‘목스’를 설립했으며 싱가포르에서도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C제일은행이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현재 6.6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윈터스 회장은 다음 날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를 만나 내년 출범할 예정인 토스뱅크에 대해 논의했다. 같은 날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와도 만남을 가졌다.
이처럼 윈터스 회장은 국내 핀테크 기업을 방문하면서 한국의 디지털 인프라와 핀테크 산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우수한 디지털 인프라를 확인하고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앞서 윈터스 회장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코리아 핀테크위크 2020’에 전달한 축사를 통해 “한국의 핀테크 생태계는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세계 어느 곳보다 혁신에 앞서있다”며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있어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기술개발의 중심지다”고 말한 바 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윈터스 회장은 평소 한국 시장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 거듭 강조해 왔다”며 “이번 한국 근무 기회를 통해 한국 비즈니스 환경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이를 SC그룹 경영 전략에도 반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윈터스 회장은 이날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만난 후 이달 말 출국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