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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XM3 유럽시장 진출 확정…노사협력이 관건

2020-09-24 14:07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르노삼성자동차의 효자 프리미엄디자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가 유럽시장 진출이 확정되며 닛산 로그를 대체할 새로운 일감확보가 가능해 졌다.

하지만 안정적인 물량확보와 꾸준한 일거리 증대를 위해서는 노사 협력을 통한 고객신뢰 확보라는 과제가 남겨져 있다. 앞서 닛산 로그 물량을 노조의 파업으로 감산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XM3을 물량을 꾸준히 보존하기 위해서는 고객신뢰 회복을 위한 노사협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유럽시장 출시가 확정된 르노삼성자동차 XM3. /사진=르노삼성자동차



프랑스 르노그룹은 23일(현지시간) 온라인 공개 행사를 통해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XM3를 내년부터 유럽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르노삼성 XM3의 수출명은 '르노 뉴 아르카나'로 주력 파워트레인은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1.3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엔진모델과 함께 신규 파워트레인인 하이브리드로 출시된다.

르노그룹의 차세대 글로벌 소형SUV 프로젝트로 개발된 XM3는 지난 3월 국내에 가장 처음 출시됐다. 출시 이후 상반기에만 2만2252대가 판매되는 등 치열한 국내 소형SUV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더욱이 상반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놀라운 판매고를 올리며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이런 국내시장의 성과를 바탕으로 유럽 시장 수출길을 열 수 있었다.

가장먼저 수출에 들어간 곳은 칠레였다. 이후 유럽시장 진출이 확정되며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물량을 대신할 일감확보가 가능해졌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르노 그룹으로부터 우수한 품질과 생산성을 인정받아 지난 2014년부터 올해 3월까지 닛산의 크로스오버차량(CUV)인 로그를 생산·수출해 왔다.

닛산 로그는 2015년 11만7560대, 2016년 13만6309대, 2017년 12만3202대, 2018년 10만7208대 등 매년 10만대 이상 수출되며 르노삼성의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2018년 8월에는 누적생산 5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3월 생산계약이 종료되며 로그 수출이 중단됐다. 르노삼성의 수출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일감 부족으로 부산공장의 정상적인 가동도 어려움을 겪고 있을 정도다. 

최근 르노삼성이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부산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에 르노삼성은 XM3 수출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어왔다. 지난 7월 칠레로 첫 수출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출시에 앞서 대리점 전시와 고객 시승 등을 위한 물량이었다. 

이번 유럽 시장 공식 출시 발표를 통해 마침내 본격적인 수출에 나서는 셈이다. 또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지역을 시작으로 칠레를 비롯해 일본과 호주 지역으로도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XM3의 유럽 시장 출시가 결정된 만큼 향후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내년 유럽으로 수출할 물량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소 로그 생산 수준인 연간 10만대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앞으로 XM3 수출 물량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는 우리가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얼마만큼 만족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시뇨라 사장이 언급한 데로 앞으로의 르노삼성의 물량확보를 위해서는 노사간의 협력이 절실해졌다. 

앞서 한동안 노사관계의 모범사례로 꼽혀왔던 르노삼성으로 거듭나고 생산품질과 생산성을 인정받았던 부산공장으로 복귀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해 르노삼성의 부산공장은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미쓰비시로 구성된 얼라이언스가 보유한 전세계 여러 공장들 중 하나일 뿐이다. 이들 공장은 얼라이언스 수뇌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일감, 즉 생산물량을 배정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르노삼성의 국내 판매실적은 지난해 8만6859대에 불과했다. 2018년에는 9만대를 살짝 넘겼다. 올해는 XM3 판매 호조로 지난해보다는 나은 수준이지만 그래봐야 연간 10만대를 넘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부산공장의 연간 생산능력 24만대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물량의 나머지는 수출물량에 의존해야 한다. 르노삼성 자체적으로 해외 영업을 해 수출하는 게 아니라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로부터 배정받는 물량이다. 

르노삼성이 고임금으로 생산비용이 높고, 툭하면 파업으로 생산차질을 빚는 공장으로 낙인찍힌다면 다른 공장을 제쳐두고 르노삼성에 물량을 배정할 이유가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긍정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터진만큼 노사간의 협력하는 모습으로 그간 떨어진 고객과 본사의 신뢰회복이 선행되야 한다"며 "이같은 노력이 수반돼야 일감확보와 보장도 될 것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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