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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확실성 증가에 상심한 개미들…예탁금 7조원 증발

2020-09-26 08:30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투자 예탁금의 급격한 변동은 투자자들의 심리 변화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사놓으면 오르겠지’라는 일종의 믿음이 최근의 고변동 구간을 통과하면서 흔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국내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 A씨)

최근 들어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재차 증가하면서 투자자 예탁금이 2주 사이 7조원이나 증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게임즈 신규상장 등의 호재로 개인 투자자(개미)들이 주식투자에 열을 올렸지만 기대만 못한 성과로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 연휴 이후 신규상장 시장이 다시 점화되면 상황은 다시 한 번 변동될 수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60조원을 넘기며 파죽지세로 증가했던 투자자 예탁금이 빠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3일 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을 제외한 투자자예탁금은 55조 951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4일의 63조 2582억원에 비하면 무려 7조 3069억원이 감소한 수준이다. 즉, 채 2주가 지나지 않아 7조원 넘는 돈이 ‘증발’한 셈이다.

예탁금이란 투자처를 찾으면 곧장 증시에 투입되는 대기성 자금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에 감소한 예탁금도 주식 매수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이달 들어 국내 증시는 연이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개미들의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는 거의 3% 넘는 감소폭을 보이며 2400선 대에서 2200선 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하락세를 주도한 것은 주로 기관들로, 이들의 매도세가 강해진 것에 비해 개인들의 순매수세는 물량을 받아내지 못하고 역부족인 모습이다. 이에 따라 불가피하게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대매매 역시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빌려 산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대금을 추가로 납입하지 못할 때,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팔아 회수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고, 흔히 말하는 ‘깡통계좌’가 급증할 수 있는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최근 증시에서 반대매매는 약 9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23일을 기준으로 주식 반대매매 규모는 302억 7200만원까지 상승했다. 하루 사이에 300억원이 넘는 반대매매가 이뤄진 것은 지난 2011년 8월 9일(311억 3500만원) 이후 최초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의 증시 열풍을 주도했던 기업공개(IPO) 이슈가 추석 이후 다시 점화되면서 증시에 활기를 불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방탄소년단(BTS)의 기획사인 BTS가 추석 이후 상장 절차를 밟으면 다량의 예탁금이 다시 증시로 들어올 것으로 예측된다.

업게 한 관계자는 “뉴욕증시 상황까지 포함해 추석 전까지는 국내외의 불확실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연휴 이후부터는 국내 투자자들이 다시금 투자에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들이 생성되면서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을 것을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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